수행원 없이 출장가고 구내식당 찾고…이 회장식 실용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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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월 삼성전자 파나마법인에서 열린 중남미지역 법인장 회의에 참석한 후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월 삼성전자 파나마법인에서 열린 중남미지역 법인장 회의에 참석한 후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용(54)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하면서 ‘이재용식 실용주의’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주목을 받는다. 이 회장이 이날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없이 취임한 것부터 이재용식 실용주의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평소에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면모를 보여왔다. 종종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기사 없이 직접 운전하거나 수행원 없이 여행 가방을 끌고 홀로 출장길에 나서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선 그룹 주요 계열사의 국내외 사업장을 찾는 등 현장 행보를 늘려 왔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꿔라”로 압축되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의 뒤를 이을 ‘뉴 삼성’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오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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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지난 8월 복권된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1년 새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팻 겔싱어 인텔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빈 자이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과 교류하고 있다.

이 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 결혼식에 초청받기도 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찰리 에르겐 회장과 산행을 함께 하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코로나19 백신 공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조기 도입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2030년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을 받기 시작한 이후 6년째 ‘무보수’로 일해 왔다. 삼성 관계자는 “회장 승진 이후에도 이 회장은 계속 무보수로 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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