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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가 또 '시金치' 됐다…추석 때마다 가격 급등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추석 연휴를 2주 앞두고 시금치, 무, 청상추, 감자를 비롯한 주요 채소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추석 연휴를 2주 앞두고 시금치, 무, 청상추, 감자를 비롯한 주요 채소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금치가 ‘또 시금(金)치’가 됐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시금치(상품) 1㎏ 소매가격은 3만2002원이었다. 지난달 2만3814원에서 34.4% 올랐다. 평년(1만8378원)과 비교하면 74.1% 급등한 것이다.

시금치는 추석 제수용품 구매비용 상승도 주도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18~19일 추석을 맞아 서울 시내 백화점·대형마트·전통시장 등 90곳에서 제수용품 24개의 가격을 조사했더니 시금치가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꼽혔다. 지난해 400g에 9047원이었던 시금치는 올해 48.7% 오른 1만3456원(평균치)이 됐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더 높다. 한국은행이 이날 밝힌 시금치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04% 올랐다.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의 가격 변동을 매달 측정하는 통계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시금치 가격 급등은 올해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전 추석에도 “시금치 한 단에 만원” “반찬 가게에서 시금치 반찬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왔다.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금치가 비축하기 어렵고 ▶기온 상승에 민감하다는 점 등을 꼽는다. 시금치는 생육에 적정한 온도가 15~20℃로 낮아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는 8월까지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하다가 9월 이후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금치는 주로 하우스 시설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농가에서 가격 추이를 보면서 다른 작목으로 쉽게 전환하는 것도 원인”이라며 “시금치는 심은 뒤 30~40일이면 출하되기 때문에 처음엔 가격이 높게 형성된 후 한 달 뒤쯤이면 안정됐다가, 이후에 가격이 내려가면 시금치를 덜 심어서 가격이 다시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빠르다 보니 8월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출하량 감소 폭이 더 컸다”며 “정책적으로 시금치를 많이 심으라고 했다가 가격이 내려가면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농가의 판단에 맡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비닐 하우스에서 농민들이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비닐 하우스에서 농민들이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뉴스1

대형마트도 시금치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백승훈 롯데마트 채소팀 상품기획자(MD)는 “올해 시금치 가격 상승은 추석 시금치의 주생산지인 경기도 남양주와 포천의 폭우 피해가 원인”이라며 “지속해서 시금치 산지를 발굴하고 전라·경상·충청 등 산지를 다각화해 운영하고 있기에 물량은 대비돼 있지만, 산지를 분산해 운영하기 때문에 대량 계약을 통한 원가 절감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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