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육부 연일 '반도체 행보'…야당도 '반도체 토론회' 개최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라는 질책을 한 뒤 교육부가 연일 반도체 관련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야권에서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원을 늘리기 전에 수도권·비수도권의 격차, 교원과 장비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0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 방문해 반도체 인재양성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첨단산업 인재양성을 위한 방안 마련에 앞서  관련 학계, 산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일 오후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관련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교육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일 오후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관련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교육부]

간담회에서 장 차관은 "교육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분야 산업 인재양성을 교육부의 핵심적인 업무로 생각하고 이번 정부 5년 동안 온 힘을 다해 추진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반도체 분야의 경우 주변국과의 경쟁이 심해 인재 공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관계 부처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 특별팀'을 꾸렸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반도체 특강'을 여는 등 반도체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공 학생도 수업 못 들어"…증원 신중론

하지만 야권과 학계 등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이미 반도체학과가 있는 대학에서도 교수와 설비가 부족해 학생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정원을 늘리는 것으론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5일 세종청사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인재 수요' 토론회에서 반도체 전공 학생들이 "교수가 부족하고 실습 시수가 제한돼 필수 과목도 수강이 어렵다", "교수 한 명당 맡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양질의 교육이 어렵다"고 목소리를 냈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포럼에서 '반도체 산업의 동향과 반도체 인재 수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포럼에 전직원 참여를 독려했다.[뉴스1]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포럼에서 '반도체 산업의 동향과 반도체 인재 수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포럼에 전직원 참여를 독려했다.[뉴스1]

야권에서도 해법을 모색 중이다. 오는 22일 국회에서는 조승래·강득구·강민정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주최로 반도체 인력 양성 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정부가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수도권·비수도권과의 격차 문제, 교원과 장비를 비롯한 인프라 확대 문제 등을 점검하고 등 장기적인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다.

좌장을 맡은 서동용 의원은 "반도체 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환영하지만 교육부 장관도 부재한 가운데 성급히 추진돼서는 안 된다"면서 "학계 및 산업계 현장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반영하는 일부터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문제까지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정의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17일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인재 육성안에 대한 정책논평을 내고 "인력 양성이 교육의 한 부분일 수는 있지만 전부가 되면 안 된다"며 "1968년 박정희 정권의 국민교육헌장은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라고 돼 있는데 현 정부의 인력공급론은 이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증원 정책이)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도권 집중, 학문 편중, 지방대 위기를 부채질할 수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