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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 묶여 힘겹게 러닝머신"…악취진동 사육장에 갇힌 투견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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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구 수성구의 한 개 사육시설에서 개가 밧줄에 매달려 러닝머신 용도로 보이는 기구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 SNS 캡처]

지난 1일 대구 수성구의 한 개 사육시설에서 개가 밧줄에 매달려 러닝머신 용도로 보이는 기구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 SNS 캡처]

대구에서 동물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개 사육시설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으로부터 투견 훈련 등 동물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성구 한 개 사육시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경찰과 수성구 관계자가 현장에 출동해 확인한 결과 핏불테리어 등으로 추정되는 개 20마리가 가둬져 있고, 러닝머신 용도로 보이는 기구와 주사기 등이 발견됐다.

캣치독팀 관계자는 “시설 안에는 러닝머신과 같은 기구 1대가 있고, 생후 4~5개월로 보이는 새끼 고양이 1마리가 갇혀있었다. 또 개 먹이로 사용된 듯 보이는 음식물쓰레기와 돼지와 소에게 투여하는 근육주사 약품과 주사기, 중탕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업주가 투견으로 기르기 위해 러닝머신 위에서 운동시키고 주기적으로 개들에게 근육주사를 놓은 것으로 보인다. 투견 목적으로 고양이를 앞에 두고, 흥분을 시켜서 계속 훈련시키는 것”이라며 “개들이 싸우는 링 위에서 1마리는 반드시 죽는데, 죽은 개는 결국 중탕기 안으로 들어가 개소주 등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동물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개 사육시설 내부 모습. [‘캣치독팀’ SNS 캡처]

동물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개 사육시설 내부 모습. [‘캣치독팀’ SNS 캡처]

목격자 A씨는 캣치독팀에 “지난 1일 자정이 넘은 시각에 불이 대낮처럼 밝혀져 있었고, 한 남자 앞에서 러닝머신 위를 힘겹게 달리고 있는 개가 보였다.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밧줄에 매달려있었다”며 “러닝머신 앞에는 아직 어려 보이는 고양이가 새장처럼 작은 장에 갇혀 지쳐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그러면서 “산책로를 오가는 시민 중 한 분이 ‘이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곳이고 수차례 신고를 했다. 개들이 아침에도 밤에도 너무나 구슬프게 울고 비명이 들려 알게 됐다. 악취와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살 수가 없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조사해 동물 학대 혐의가 인정되면 동물보호법에 따라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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