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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알곤퀸 호텔의 참맛은 이것....음식 아닌 공간 맛보기[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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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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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미식가
박진배 지음
효형출판

1902년 문을 연 뉴욕의 ‘알곤퀸’은 예술가·배우·작가들의 호텔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츠제럴드,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포크너 등이 이곳에 묵었다. 호텔 로비 뒤편에는 ‘라운드 테이블 룸’이라는 공간이 있다. 1920년대 평론가이자 시인이었던 도로시 파커가 점심을 먹으며 동료들과 문학을 논하던 공간이다. 호텔은 몇 해 전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꾸면서도 이 원탁을 그대로 보존했다.

‘알곤퀸’은 미국 동부와 캐나다 지역에 거주했던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기도 하다. 체계적 언어를 가지고 있던 부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이름이 붙은 호텔에서 문학 모임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꽤 어울리는 서사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 박진배는 디자이너이자 실내 건축가이자 공간미식가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건물, 상업 공간, 엘리베이터 룸, 간판, 구둣방 등 다양한 공간 속에 스민 역사와 문화, 서사를 탐식한다.

저자가 만나는 공간들은 평범하고 소박해 더 귀 기울이게 된다. 매끼 정찬으로만 배를 채울 순 없다. 기념비적 건축물이나 명소가 아닌, 무심코 지나친 도심의 계단과 신호등, 시골 마을의 다리에 깃든 이야기는 일상을 맛깔나게 만드는 뜨뜻한 한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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