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찬밥신세 해외자원 개발, 기업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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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22일 페트로나스 및 페트로스와 광구 생산물 분배계약 온라인 체결식을 마친 SK어스온 관계자들. [사진 SK이노베이션]

지난 22일 페트로나스 및 페트로스와 광구 생산물 분배계약 온라인 체결식을 마친 SK어스온 관계자들. [사진 SK이노베이션]

이명박 정부 이후 사실상 중단된 해외 자원 개발의 명맥을 민간기업이 이어가고 있다. 석유·천연가스·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나선 것이다.

SK어스온은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 사라왁주 석유개발회사 페트로스와 광구 생산물 분배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라왁 인근 해상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다. 앞서 지난해 12월 SK어스온은 이 지역 광권과 운영권을 확보했다. SK어스온은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 자회사다. 이 광구는 SK어스온이 85%, 페트로스가 1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향후 4년 동안 탐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광구 개발과 생산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계열사들을 통해 중국·베트남·페루 등 8개국에서 11개의 생산·탐사광구를 확보하고 4개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호주 핸콕이 보유한 철광석 광산을 공동 개발하는 등의 사업 타당성 조사 추진 합의서를 체결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인수한 염호에서 1350만t가량의 탄산리튬 매장량을 확인,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염수 리튬 공장 착공에도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2억4000만 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해 니켈 광산을 보유한 호주의 광업·제련회사인 레이븐소프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초 호주 광산업체 라이온타운과 2024년부터 5년간 리튬 정광 70만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리튬 정광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원재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에 세액 감면 등 세제 지원과 융자·보증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해 투자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원자재 공급망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합동으로 발굴에 나선다면 보다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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