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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출장·회식 제한 풀었지만…사무실·재택근무는 ‘반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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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8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사장이 '거리두기 해제, 인원제한 없음,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쓴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사장이 '거리두기 해제, 인원제한 없음,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쓴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1. A대기업 과장 조모씨는 18일 2년 만에 같은 부서 직원 전원을 만났다. 재택근무가 종료된 데 따른 것이다. 조씨는 “지난 2년간 조를 짜서 재택근무를 하다 모두 모이니 느낌이 새로웠다”며 “회식 금지도 풀려서 다음 주로 날짜를 잡았다”고 전했다.

#2. B대기업 차장 김모씨는 이날 회사로 출근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인력 30%는 반드시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던 회사 지침이 이날부터 전원 출근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40분가량 걸린다”며 “재택근무를 계속 유지하는 다른 회사가 부러울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날 일부 기업에선 ‘일상’으로 돌아간 모습이 완연했다. 이날부터 전원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한 기업도 여러 곳이었다. 오피스빌딩이 많은 지역 식당가도 이날 점심시간엔 회사원들로 꽉꽉 들어찼다.

재택근무 “자율적으로” vs “전원 종료”

코오롱그룹과 GS리테일, 포스코건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사무실 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재택근무 ‘종료’를 명확히 한 것이다. 한 대기업의 차장급 직원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거점오피스도 있지만 윗사람이 자꾸 찾기 때문에 별 수 없이 본사로 출근했다”며 “주 1회 정도는 재택근무를 유지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2년간 부서·시기별로 30~50%의 인력이 반드시 재택근무하도록 했던 지침을 자율 시행으로 바꿨다. 부서장이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여부나 재택 인력 비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패션기업 LF는 ‘자율성에 기반한 전원 출근’ 체제를 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산부이거나 의심 증상이 있어 몸이 안 좋으면 재택 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며 “패션업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사무실 출근이 불가피하다. 직원 간 형평성 문제도 의외로 크다”고 말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출근율 제한(최대 50%)을 이날 해제했다. SK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근무 방식과 장소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면서도 “다만 주말 연휴 이후 출근 전 자기진단 검사와 문진은 계속 시행한다”고 말했다.

18일부터 근무 달라진 기업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18일부터 근무 달라진 기업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출장, 회식 인원 수 제한 해제 

재택근무 비율을 완화한 기업도 많다. LG전자와 신세계백화점은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50%에서 30% 이하로 완화했다. LG전자는 대면회의, 사내 행사, 회식 인원 수 제한도 해제했다. 기존에 출입을 자제시키던 외부 방문객의 사무실 출입을 허용하고, 해외 출장도 외교부가 지정한 위험국가가 아니면 허용하기로 했다. 사내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정상 운영한다.

쿠팡은 최대 90%에 달하던 재택근무 비율을 이날부터 25%로 전환했다. 다만 부서별 매니저 재량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5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낮출 예정이다. 부서별로 절반이 집에서 근무하고 절반이 출근하는 2교대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지만 이날부터는 재택근무 비율을 30%로 조정한다. 출장·교육·회의 지침은 18일부터 달라졌다. 그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직원만 가능했던 국내 출장을 전면 허용했다. 해외 출장도 지금까진 사업부장급 임원 결재를 받아야 갈 수 있었지만, 4일부턴 해당 부서의 실장급 전결로 출장이 가능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한 식당에서 직원이 예약석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18일 한 식당에서 직원이 예약석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다시 바이러스 유행하면 큰 일”

여전히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만큼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기업도 상당수다. 삼성전자는 재택근무 비율 50%를 일단 유지한다. 다만 금지하던 회식은 10명 이내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도 재택근무 30% 비율에 대해 변동사항은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갑자기 (방역지침을) 완화했다가 다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큰일이니까 아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재택근무와 분산근무를 유지 중이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은행 영업점은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 운영(오전 9시~오후 4시→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했었는데, 근무시간 정상화는 산별노조 협의 건이라 결과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도 회사마다 다르다. 삼성화재는 지난주부터 콜센터 재택근무 비율을 종전 50%에서 20%로 줄였으나, 한화생명은 재택근무 비율 40%를 유지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콜센터 직원은 전파 위험이 높은 직군인 만큼 출근 근무 전환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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