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이 새 표적 찾았다"…美어린이 20만명 확진 비상

중앙일보

입력 2021.12.29 13:40

업데이트 2021.12.29 13:48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랜스데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6세 여자 아이. 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랜스데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6세 여자 아이.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미국에서 어린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입원율이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새로운 틈새(a new niche)를 찾았다”며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NBC·ABC 방송은 미국 전역에서 오미크론에 감염된 어린이 확진 사례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새해 연휴 전후로 어린이 감염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텍사스 어린이병원의 수석 의료책임자인 스탠리 스피너 박사는 “지금껏 보지 못한 (어린이 확진자) 숫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와 어린이병원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2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어린이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달 초에 비해 50% 증가한 수치다. 입원율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100명의 어린이가 코로나19 확진 또는 의심 사례로 입원 중이다. 전달 대비 800명이 늘었다.

NBC에 따르면 아동 입원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주는 플로리다·일리노이·뉴저지·뉴욕·오하이오 등 5곳이다. 메리 베셋 뉴욕주 보건국장은 “뉴욕시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 코로나19 환자는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5배로 폭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뉴욕주 전체의 어린이 입원자 수도 70명에서 184명으로 2.6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5일 펜실베이니아주 어린이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펜실베이니아주 어린이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코로나19에 확진 사례 급증의 원인으로 ‘낮은 백신 접종률’을 꼽았다. 미국에서 5세 미만 아동에 대해서는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고, 5~11세 어린이에 대한 접종은 지난달 초에 시작됐다. 코네티컷 아동의료센터의 수석의사인 후안 살라사르는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들이 바이러스의 쉬운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네티컷 주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5세 이상 어린이·청소년 가운데 3분의 1만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며 “미접종자, 1회 접종자가 대다수인 아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성인에 비해 경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주의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관계자는 “입원한 어린이들 사이에서 중증 사례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가 현재 5~11세 어린이 사망 원인 상위 10개 중 하나라고 밝혔다.

UH레인보우 아동병원에서 소아중환자 치료를 맡고 있는 케네스 레미 교수는 “지난 몇 주 동안 코로나19에 확진된 어린이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며 “우리 병원과 다른 곳에서 아이들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경우를 적지 않게 목격했다.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NBC는 어린이의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관련해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MIS-C)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MIS-C는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질환으로, 주로 코로나19 감염 이후 2~4주가 지난 소아·청소년에게 발병해왔다. 발열·발진·다발성 장기 손상 등의 증세를 보인다. 원인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이상면역 반응, 감염 후 항체형성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CDC는 지금까지 52명의 어린이가 MIS-C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7살 어린이.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7살 어린이.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어린이 사이에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레미 교수는 “백신 접종이 가능한 5세 이상 아동과 청소년은 서둘러 접종을 완료하고, 백신 접종이 불가한 5세 미만 아이들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니퍼 오웬스비 럿거스대 의대 교수는 “아이를 보호하려면 가능한 한 온 가족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아이가 너무 어릴 경우, 부모와 형제·자매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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