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미크론 주말새 114명 확진, 16개 시도서 감염자 나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6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화하고 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오미크론 감염자도 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33명 늘어 누적 376명이 됐다. 신규 감염자 중 10명은 지역사회 전파 사례다. 나머지 23명은 해외 유입이다. 하루 전(25일 0시 기준)에는 무려 81명의 오미크론 신규 감염자가 나왔고, 이 중 40명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 376명 중 30%가 이틀 새 나왔다.

지역사회 감염의 상당수는 전북 익산시 A유치원 관련이다. 부안 어린이집, 정읍 어린이집까지 묶인 감염집단(클러스터)이다. 25~26일에도 이 클러스터에서 28명이 새로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48명이 감염됐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강원도 원주시 식당 집단감염 사례도 심상치 않다. 지표환자와 접촉자 등이 다녀간 식당 3곳, 노래방 한 곳을 중심으로 n차 전파가 진행 중이다.

아예 방역망과 동떨어진 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4일 경남 거제에선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인 감염자가 확인됐다. 전날(25일)에도 광주(2명)와 대전·전북(각 1명)에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속출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충남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감염자가 신고되는 등 이미 전국적으로 퍼졌다.

오미크론 변이는 한두 달 내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방대본은 매주 월요일 변이 검출률 자료를 내는데, 오미크론 검출률이 지난주(1.7%)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 변이 때와 비교하면 3배 정도 빠른 속도다.

지난 20~26일 하루 평균 지역사회 발생 환자는 5982.7명으로 일주일 전(13~19일) 6797명에서 12% 줄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점차 우세종이 될수록 확산세가 다시 커질 수 있다. 거리두기가 장기화할 수 있단 의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거리두기 효과가 떨어질 경우 내년 1월 말 최대 84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22일 전망치를 내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미크론이 나온 뒤) 한동안 코로나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일상을 회복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