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온 백신으로는 오미크론 막기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27 00:02

업데이트 2021.12.2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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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어렵다는 미국 컬럼비아의대의 연구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컬럼비아의대의 데이비드 호 교수팀은 기존 네 가지 백신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능력을 연구한 결과, 2차 접종을 해도 오미크론을 중화하는 항체 효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23일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코로나19 완치로 획득한 항체의 오미크론 중화 능력은 백신으로 확보한 항체보다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으로 얻는 항체는 T-세포 등과 더불어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핵심이다.

호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뒤 회복자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3차 접종이 오미크론으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제공해 주지 않을 수 있지만, 면역력을 증가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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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항체를 피하는 데 도움을 주는 4개의 돌연변이를 추가로 찾아냈다며 오미크론이 지금까지 본 코로나 변이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항체를 피하는 바이러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해 이에 맞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식품의약국(FDA)  아널드 몬토 자문위원장은 지난 25일자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영구적으로 보호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독감 백신처럼 정기적으로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몬토 자문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백신 효능이 얼마나 오래 효과를 유지할지 알 수 없게 됐다”며 “독감 백신이 유행이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형에 따라 매년 추천 조합이 나오듯, 코로나19 백신도 이런 모델처럼 계속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유행 1년도 안 돼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이렇게 훌륭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데이터는 분명하며, 백신은 안전하다”고 강조하면서 정기 접종의 가능성을 밝혔다.

백신모범국 포르투갈도 오미크론 뚫려 … 방역 강화 비상

성탄절인 25일 런던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성탄절인 25일 런던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 각국에서 가파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해당 국가에서 발견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우세종 지위를 굳히며 빠른 전파력을 보이고 있다. 접종 완료율이 높은 ‘백신 모범국’에서도 확산이 일어나 백신 무용론까지 퍼지고 있다.

특히 부스터샷을 접종하더라도 기존 백신으로는 충분한 면역 효과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세계 곳곳에선 풀었던 방역 고삐를 조이려는 움직임이 나온다. 그동안은 3차 접종에만 속도를 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병행하며 확산 속도를 잡겠다는 의도다.

앞서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 16일 오미크론 변이의 유효 감염재생산지수가 3~5 정도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백신 접종 상황과 거리두기를 고려할 때 오미크론에 감염된 1명이 평균 3~5명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델타 변이가 1.1~1.2명에게 전파하는 것과 비교하면 3~5배 넘는 전파력이다. 실제 영국 런던에선 이미 이번 달 중순부터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이 상륙한 지 3주 만에 우세종이 됐다.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은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 이하인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90%에 육박하며 ‘백신 모범국’으로 꼽혔던 포르투갈에서도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보건당국은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1만2943명으로 1월 28일(1만6432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5일에도 1만16명을 기록했다. 확산세가 급격히 증가한 건 오미크론 영향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의 60%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백신 기본 접종만으로는 오미크론을 막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선 부스터샷 접종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부스터샷 접종률이 26% 정도였던 포르투갈과 달리 36.8%를 기록 중인 덴마크에서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만 해도 덴마크의 일일 확진자 수는 1만3000명을 웃돌았으나 23일에는 1만2500명으로 소폭 줄었다. 입원율도 일일 125명 안팎으로 당국이 일주일 전 예상했던 250명의 절반 정도다. 전염병학자인 티이라 그로브 크라우제 덴마크 국립 혈청 연구소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지만, 부스터샷이 향후 몇달 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방역 전문가들은 위중증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스터샷 접종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부스터샷을 맞아도 오미크론 변이에는 10주 뒤부터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마냥 추가 접종에만 의지할 수는 없게 됐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도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에든버러대 연구결과를 토대로 백신 부스터샷의 오미크론 감염 예방 효과가 10주 뒤 15~25%까지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접종 후에도 방역 효과가 빠르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건 오미크론에 맞는 새로운 백신이 나올 때까지 방역을 강화하면서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어느 국가든 앞으로 두세 달 이내에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방역 강화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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