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심폐소생술 후 체온 33~36도로 낮추면 뇌 손상 막아 장애·후유증 줄일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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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응급의학회 저체온 치료 캠페인

심정지 상황에서 저체온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캠페인이 대한응급의학회 주관으로 펼쳐진다. 허탁(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심정지 상황에서 심폐소생술로 심장 기능이 회복되면 곧바로 저체온 치료를 시행해야 뇌 손상을 줄여 장애·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대한응급의학회는 심폐소생술 이후 저체온 치료 적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급여 적용돼 환자 부담 줄어
저체온 치료는 환자의 심부 체온(몸 깊은 곳에 있는 장기의 온도)을 낮춰 뇌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목표체온 유지치료’라고도 불린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는 “저체온 치료는 환자의 체온을 최대한 빠르게 33~36도의 목표 수준까지 낮췄다가 일정 시간 동안 그 온도를 유지하고 다시 환자의 몸을 정상 체온까지 서서히 끌어올리는 방법”이라며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1차 손상, 초기 처치 후 혈액이 다시 유입돼 발생하는 2차 손상 모두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체온을 1도 떨어뜨릴 때마다 뇌의 대사가 6~10% 감소하는데,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도 뇌가 심한 손상을 입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연간 심정지 환자 3만 명 가운데 약 5%에서만 뇌 기능의 손상 없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저체온 치료(목표체온 유지치료)가 보험급여에 적용돼 환자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이 치료를 보다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하 교수는 “뇌혈관 질환, 중증 외상 환자는 중증 질환 산정 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본인 부담률은 더 낮아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저체온 치료에 대한 전 국민적 인식이 낮아 저체온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신경학적 예후 향상에 도움된다는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응급의학회는 최근 저체온 치료 기기 아틱선(Arctic Sun)을 국내에 공급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인 바드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저체온 치료 적용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대한응급의학회는 연말까지 MBC 라디오를 통한 공익 캠페인을 선보인다. 라디오 캠페인은 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프로그램 2부 시간대인 오전 9시53분에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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