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연봉 2억인데 등록 재산 2억, 원룸에 산다고?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02 00:30

업데이트 2021.10.02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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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호 03면

대장동 개발 의혹 

대장동 사업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중앙포토]

대장동 사업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중앙포토]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와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민관 합동 개발로 설계하고 화천대유의 민간사업자 선정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을 1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유 전 본부장에게 검찰에 나와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유 전 본부장이 통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하루 뒤인 이날 오전 10시 출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벽에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찾아 출석 시간을 예정보다 한 시간 더 미루기도 했다. 검찰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판단해 유 전 본부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등의 수익금 중 일부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너갔는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대가로 그가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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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전날 유씨 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의 행방도 주목된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관련자들과의 대화 내용·기록이 들어있는 핵심 증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날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유 전 본부장은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수사팀이 건물 밖으로 나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유 전 본부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휴대전화를 감추려 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그럴 사정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에게 쏠린 여러 의혹과 별개로 그의 평소 생활 패턴과 재산, 평판 등이 통상의 공사 간부들과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구심은 더 증폭되고 있다. 중앙일보 취재와 경기도보 등을 종합하면 유 전 본부장은 2억원이 조금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들은 그의 재산에 대한 보도에 다소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의 직장 이력과 평소 씀씀이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인 2010년부터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2018년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돼 지난해 말까지 2년 넘게 일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연봉은 1억4500만원 정도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간부는 1억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연봉과 상여금을 포함하면 연간 2억원 정도를 수령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초 경기도보에 등록된 재산은 유 전 본부장의 재산은 2억165만원이었다. 당시 살고 있던 수원시 아파트는 전세가 4억2000만원, 현금은 1000만원을 보유했다. 본인과 배우자의 총 예금은 7780만원이고 부인 명의로 2013년식 그랜저 차량을 소유했다. 여기에 금융권 채무가 3억1845만원이었다.

유 전 본부장의 통 큰 씀씀이도 화제다. 회식을 하면 직원들에게 대리운전비를 주거나 계산을 전부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유 전 본부장이 카드보다는 현금을 주로 썼다. 지갑에 오만원권 지폐가 가득했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함께 룸살롱을 간 적이 있는데 현금으로 거액을 결제하곤 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체포 직전까지 살던 곳은 경기도 용인시의 13.2㎡짜리 원룸이다. 지난 23일 전입 신고를 해서 임시 거처로 보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방 크기와 창문이 있느냐에 따라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5만원, 500만에 월 45만원 하는 원룸”이라며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인데 유 전 본부장이 살고 있다고 해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성남지역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워낙 돈을 잘 썼기 때문에 현재 원룸에 산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지역 내에선 유 전 본부장이 ‘그동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쓴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사는 곳은 위장이고 모두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한다”고 말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공모지침서를 만든 정민용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만 직보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서강대 후배로, 남 변호사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퇴직 후 만든 유원홀딩스라는 회사로 대장동 개발 이익이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을 변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달 유 전 본부장에게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 한 지인은 “대장동 개발에 관해 물었더니 ‘억울하다’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과 친분이 있다는 다른 관계자는 “그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유 전 본부장은 재직 당시 열심히 일했던 것은 사실이다. 화끈하고 좋은 사람이지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런 일에 휘말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을 하던 2010년 성남시장에 출마한 이 지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재명의 장비’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에서는 유 전 본부장은 “산하 기관 중간 간부를 측근이라고 하면 측근이 미어터진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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