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비리 나오면 유감 표명” 대장동 출구 찾는 이재명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02 00:20

업데이트 2021.10.0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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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호 04면

검찰의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기조가 ‘강경 대응’에서 ‘리스크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 환수 사업”이라거나 “설계는 제가 한 것” “상 받을 일”이라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면서 유연하게 가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는 캠프 내부 온건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응 방식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1일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대장동 개발 관련 비리가 드러날 경우 “(이 지사가) 당시 시장으로서 부하 직원 관리를 부족하게 한 부분에 대해선 명백히 유감 표명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도 지난달 30일 TV 토론에서 ‘유 전 사장이 (비리에) 연관돼 있으면 인사 관리 책임을 지겠느냐’는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답했다.

‘대장동 의혹의 키맨’으로 불리는 유 전 사장은 지난달 30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날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됐다. 이처럼 검찰 수사가 급박하게 진행되자 이 지사 캠프도 ‘관리자의 책임’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개발 사업 과정의 비리가 확인될 경우 이 지사로서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성남시장 시절의 최대 치적”이라고만 주장하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다. 이 지사 캠프가 “잘못이 있다면 사람을 잘 못 쓴 책임이 있을 뿐”이라며 ‘인사 관리 책임론’으로 출구를 찾으려는 것도 이런 맥락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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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설계에 대한 입장도 바뀌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만 해도 이 지사 측은 민간업자들의 수익에 대해 “운이 좋아 이익을 많이 본 것”이라며 야권의 특혜 주장을 ‘결과론적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이 지사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제도적 한계로 개발 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밝혔고 지난달 30일엔 김병욱 캠프 직능총괄본부장도 “여러 가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는 건 저도 동의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대장동 개발 추진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유리한 구조가 짜인 정황이 속속 보도되고 당 일각에서도 “정책적 설계를 주도한 사람으로서 한계와 책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데 따른 이 지사 측의 ‘전략적 후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유 전 사장에 대한 인사 책임론에 유감 표명 계획을 세웠듯이 사업 과정에서 미심쩍은 수익 배분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도 행정 책임자로서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설계를 잘못했다는 뜻은 아니고, 공공 부문이 손을 뗀 이후 민간 부문이 벌인 일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 캠프는 유 전 사장과 이 지사를 한 데 묶으려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유 전 사장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이 지사의 최측근”(하태경 의원)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유 전 사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부터 10년간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국감 대책회의에서 이 지사가 전날 “인연을 끊다시피 한 사람”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유 전 사장의 비리가 드러나기 시작하니 이 지사가 슬그머니 꼬리 자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성남시에 있는 여러 산하기관의 직원 중 한 명이지 측근이라고 불릴 만한 그런 관계는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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