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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까지 1726명 확진…‘짧고 굵은 4단계’ 물건너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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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줄 모른다.

부산 등 비수도권서도 환자 증가 #1주일간 확진자 53%가 변이 감염 #정부 “거리두기 효과 2주는 걸려” #전문가 “내달 말까지 4단계+α 필요”

방역 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21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나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5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의 1681명보다 225명 적다. 하지만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청해부대원 확진자 270명을 합치면 1726명으로 늘어난다. 오후 9시 기준 종전 최다 기록이던 전날(20일)보다도 45명 많다. 지난 20일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장병 301명의 경우 현지 검사에서는 양성자가 247명이었는데, 귀국 후 실시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23명이 추가됐다.

따라서 22일 0시 기준으로 22일 오전 발표될 확진자 수는 최다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부터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지만, 유행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다 기록을 세운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84명이다. 국내 감염이 1726명, 해외 유입이 58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599명), 경기도(450명), 인천(126명) 등 수도권이 1175명으로 국내 발생 환자의 68.1%다. 비수도권 상황도 심상치 않다. 부산에서는 세 자릿수 확진자(100명)가 나오는 등 전 지자체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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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지난 12일부터 거리두기 최고 강도인 ‘4단계+α’ 방역수칙을 시행 중이다. 비수도권도 19일부터 ‘1~3단계+α’에 들어갔다. 영업 제한, 백신 접종 혜택 중단 등이 추가됐다. 그런데도 확산세가 거센 건 기존보다 전파력이 센 델타 변이 확산 때문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7월 11~17일) 변이 감염자는 1252명이다. 분석 대상 확진자 2381명의 절반이 넘는 52.6%다. 특히 델타 변이 확산세가 무섭다. 분석 대상의 39.9%(951명)가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확진자 10명 중 4명이 델타 변이 감염자라는 얘기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아직 (4차) 유행은 지속 중이고, 앞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직 고점이 아니다. 상승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이 거리두기라든가 방역에 유념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수칙을 ‘강도는 높게’ 대신 ‘기간은 짧게’ 적용하려던 정부 방침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도권 특별방역점검 회의에서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대해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여전히 “아직 거리두기 4단계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번 주말부터 확진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문가 전망은 다르다. “현재 수준의 방역 조치로는 확산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거리두기 상향 조정으로 이동량이 감소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주 정도 걸린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12일부터기 때문에 아직 2주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도 “21일에는 청해부대 확진자가 가산되기 때문에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환자가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산을 썼는데도 비를 못 막는 상황이다. 지역사회 내에 확진자가 너무 많이 퍼져 있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단계 조치가 25일 끝나면 확진자는 곧장 늘어날 거다. 8월 말 고위험군 접종이 완료할 때까지 현 방역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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