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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야외 노마스크…"접종했다 일일이 해명? 안 벗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오전 서울시청 전광판에 7월부터 예방접종자 야외 노마스크를 허용하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뉴스1

30일 오전 서울시청 전광판에 7월부터 예방접종자 야외 노마스크를 허용하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뉴스1

7월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회 이상 접종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다. 제한적 ‘노 마스크’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하지만,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방역 당국은 “접종자라도 사람이 많은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대·우려 교차하는 접종자 ‘노 마스크’  

30일 서울 서초구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휴대폰 COOV앱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이고 있다. 뉴스1

30일 서울 서초구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휴대폰 COOV앱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이고 있다. 뉴스1

‘노 마스크’에 대한 시선은 엇갈렸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최근에 맞은 50대 여성 김모씨는 30일 “산책 등 운동을 할 때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런 부분에서는 마음의 부담을 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4월 AZ 백신을 맞은 직장인 이모(44)씨는 “백신 접종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고,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아무리 야외라고 해도 마스크를 벌써 벗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면 집에 있는 어린 자녀들도 불안해할 것 같다. 학부모끼리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상반기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는 이날 0시 기준 국민 29.8%가 1차 예방접종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델타 확산, 주변 시선…아직은 시기상조? 

3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 관계자가 '다음달부터 6인까지 모임 가능' 안내 문구를 '4인까지 모임 가능'으로 수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 관계자가 '다음달부터 6인까지 모임 가능' 안내 문구를 '4인까지 모임 가능'으로 수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파력이 강한 델타(인도 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0일 얀센 백신을 맞은 직장인 박모(39)씨는 “경기권에서 델타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며 “얀센 백신의 코로나19 예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는데, 접종자라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고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진정 국면도 아닌데 섣불리 마스크를 벗기에는 주변 시선이나 눈총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달 AZ 백신 1차 접종을 한 40대 한모씨는 “당장 마스크를 벗고 다니면 사람들이 불안해할 것 같다”며 “사소한 오해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접종 인증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들에게 하나하나 백신 접종자라고 해명해야 하는 과정도 귀찮다”며 “그냥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게 서로에게 편한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2m 유지 못 하면 실외라도 마스크 써야”

30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서울·경기도·인천시 수도권 3개 시·도 지자체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새로운 거리 두기 개편안 적용 시점을 1주일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간은 현행대로 사적 모임 5인 이상 금지 등이 동일 적용된다.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 완화는 당초의 계획대로 시행된다. 다만 거리 두기 원칙 등을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30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면 공원이나 실외 행사에서라도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며 “2m 이상 거리를 충분히 둘 수 있고 매우 한적한 경우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에 한해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뜻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다수가 많이 모이는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없고 한적한 실외에서는 1차 접종자의 경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고 이해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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