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BTS ‘버터’ 빌보드 싱글 정상…9개월간 4차례 1위

중앙일보

입력 2021.06.02 06:00

업데이트 2021.06.02 06:33

1일(현지시간) 신곡 ‘버터’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사진 방탄소년단 트위터]

1일(현지시간) 신곡 ‘버터’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사진 방탄소년단 트위터]

방탄소년단(BTS)이 또다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는 1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21일 발매한 신곡 ‘버터(Butter)’가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발매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시작으로 11월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을 잇는 3연속 히트다. 지난해 10월 피처링에 참여한 뉴질랜드 출신 프로듀서 조시 685와 미국 가수 제이슨 데룰로의 ‘새비지 러브(Savage Love)’까지 포함하면 벌써 네 번째다. ‘다이너마이트’ 이후 발표하는 곡마다 모두 핫 100 1위로 진입하며 흥행불패 신화를 써내려갔다.

올리비아 로드리고 ‘굿 포 유’와 접전 벌여
‘다이너마이트’ 장기 흥행 이어갈까 관심
“한국어앨범·영어싱글 투 트랙 전략 통해”

방탄소년단 역대 빌보드 ‘핫 100’ 성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방탄소년단 역대 빌보드 ‘핫 100’ 성적.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흥행 속도도 압도적이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9개월 동안 네 개의 핫 100 1위를 기록했다”며 2006~2007년 저스틴 팀버레이크(7개월 2주) 이후 가장 단시간에 세운 기록이라고 밝혔다. 그룹으로서는 1970년 잭슨파이브(8개월 2주) 이후 51년 만에 가장 단기간에 4곡의 핫100 1위곡을 보유하게 됐다. 솔로와 그룹 통틀어 1964년 비틀스(4개월)와 65년 슈프림스(7개월 1주)에 이어 역대 5위 기록이다.

미국 내 180개 라디오에서 흘러나와 

이번에는 강력한 라이벌 미국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18)를 만나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지난해 데뷔곡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로 8주간 핫 100 1위를 차지한 신예 로드리고는 방탄소년단의 ‘버터’와 같은 날 발매한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 ‘사워(SOUR)’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달 14일 발표한 리드 싱글 ‘굿 포 유(good 4 u)’로 지난주 핫 100 정상을 밟은 데 이어 이번주는 ‘굿 포 유’ 2위, ‘데자뷔(deja vu)’ 3위, ‘트레이터(traitor)’ 9위 등 3곡을 톱 10에 올렸다.

트위터를 통해 ‘핫 100’ 1위 소식을 공유한 모습. [사진 방탄소년단 트위터]

트위터를 통해 ‘핫 100’ 1위 소식을 공유한 모습. [사진 방탄소년단 트위터]

그러나 ‘버터’는 음원 판매량ㆍ스트리밍ㆍ라디오 방송 횟수 등에서 고루 높은 성적을 내며 1위 진입에 성공했다. 빌보드가 인용한 MRC데이터에 따르면 ‘버터’는 발매 첫 주 미국에서 3220만회 스트리밍되며 ‘스트리밍 송즈’ 차트 4위에 올랐다. 다운로드는 24만 2800건으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 지난해 ‘다이너마이트’가 세운 30만 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라디오는 지난달 24~30일 기준으로 1810만명의 청취자에게 노출돼 ‘라디오 송즈’ 차트 39위에 랭크됐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버터’는 외국 아티스트 신곡 최초로 인기 팝송을 다루는 톱 40 포맷의 미국 내 180개 라디오 방송사에서 모두 방송됐다. 한때 약점으로 지목된 라디오 방송 횟수를 만회하기 위해 현지 프로모션을 맡은 컬럼비아 레코즈가 일찌감치 ‘버터 버스 투어’를 돌며 라디오 DJ들에게 신곡을 들려주는 등 열띤 홍보를 벌인 결과다.

1위 소식이 전해지자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아아아아악! 감사합니다 아미!”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보라합니다 아미”(뷔), “너무 감사하고 보고싶습니다”(RM) 등 멤버별 소감도 올라왔다.

“80년대 신스팝에 서정미” 전설의 소환

미국 CBS ‘스티븐 콜베어 쇼’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 뮤직]

미국 CBS ‘스티븐 콜베어 쇼’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 뮤직]

‘버터’는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이 있었기에 탄생한 곡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처음 도전한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핫 100에서 통산 3차례 1위를 달성하고 총 32주간 차트에 머무르며 장기 흥행한 덕분에 더욱 과감한 도전이 가능했단 얘기다. 해외 작곡ㆍ작사가와 RM이 함께 만든 ‘버터’는 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Smooth Criminal)’, 어셔의 ‘유 갓 잇 배드(U Got It Bad)’ 등을 오마주한 가사와 퀸의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을 연상케 하는 베이스 라인 등 전설적인 팝스타들의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다이너마이트’가 70년대 디스코에서 출발했다면 ‘버터’는 80년대 신스팝에 방탄소년단 특유의 서정미를 더했다. 연출도 틴팝스러운 느낌에서 한층 성숙함이 가미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미권에서도 대중적인 히트곡을 갖게 되면서 더이상 ‘K팝 인베이젼(invasion·침략)’ ‘센세이션(sensation·충격)’ 류의 소개보다는 다른 팝스타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이들을 지칭하는 수식어도 ‘K팝 보이밴드’에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밴드’로 바뀌었다.

“그래미 받고 싶다…다시 한번 도전할 것”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 서머 콘서트’에서 '버터' 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 뮤직]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 서머 콘서트’에서 '버터' 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 뮤직]

영어 싱글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투 트랙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노선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메시지가 강하고 세계관을 파고들 수 있는 한국어 음반을 발매하는 사이 사이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어 싱글을 발표하면서 두 개의 무기가 생긴 셈”이라고 짚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터’는 거창한 메시지가 있는 곡은 아니다. 귀여운 고백송”(지민)이라며 “2021년을 대표하는 서머 송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RM)는 바람을 밝혔다. 향후 발매될 앨범과는 별개의 곡임을 분명히 했다.

그래미를 향한 레이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3월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그룹/듀오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른 이들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다시 한번 영어 싱글을 선택한 것이 그래미를 노린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연히 그래미를 받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유효하다. ‘버터’로 다시 한번 도전할 생각”(슈가)이라고 밝혔다. 김영대 평론가는 “아시아 아티스트에게도 문이 열렸는데 그 문을 들어가느냐 마느냐 갈림길에 선 상황이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동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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