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버렸다는 친구…'한강사망 의대생' 아버지가 품은 의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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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반포한강공원에 걸려 있던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 정진호 기자

지난달 29일 반포한강공원에 걸려 있던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 정진호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3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건과 관련한 의문점을 털어놨다. A씨가 친구를 깨우지 않고 귀가했는데 정민씨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점과, A씨가 당일날 신었던 신발을 버렸다는 점 등이다.

정민씨 아버지는 A씨 측이 아들의 실종에도 전화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당초 A씨가 자신의 가족에게 전화했던) 3시 30분은 (다른 가족을) 깨우는 게 미안해서 전화하지 않았다고 쳐도 (A씨가 귀가한 뒤인) 5시 30분에도 전화를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가족 측은 그때라도 전화를 해줬으면 수색에 더 빨리 나설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는 상황이다.

그는 또 사고 당일 "(한강에서)자다가 우리 아들이 일어나서 막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A씨가) 신음소리를 들었다고 했다"며 "그때 A씨도 얘(정민씨)를 일으켜 세우고 이러느라고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A군) 아빠한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통의 아빠가 아이의 신발을 버린 걸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며 "그 신발은 4시 30분 (A씨 귀가 중)에 찍힌 폐쇄회로(CC)TV에는 나올 텐데 '그게 그렇게 얼마나 더러워서 버렸을까? 급할 건가?' 형사 취조하듯이 따질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진행자 김현정PD는 "이는 정민씨 아버지 의견"이라며 "아버지는 지금 단순 실족사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어렵다는 입장이시라는 걸 감안하고 여러분이 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친구 A씨 측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신 뒤, 현장에서 잠들었다 실종됐다.

가족들은 SNS·온라인커뮤니티, 공원 인근에서 아들을 찾아 나섰고 경찰도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여왔다. 정민씨의 시신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장소와 멀지 않은 수중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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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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