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빨리 맞혀준다며?" 음식배달원 등록하는 美 청년들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빨리 맞기 위해 최근 미국 젊은이들이 음식 배달원으로 등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 대학생 등 청년들이 미국 음식 배달 앱인 도어 대시, 우버이츠 등에 자신을 음식 배달원으로 등록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자격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조금이라도 빨리 맞고 싶어 청년층에서 우버이츠 등의 음식배달원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조금이라도 빨리 맞고 싶어 청년층에서 우버이츠 등의 음식배달원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초 미국의 여러 주에선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음식 배달원을 백신 접종 대상으로 지정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배달원은 필수 인력으로 간주되는 가운데 미 캘리포니아·콜로라도·매사추세츠 주 등에서 백신 접종 대상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미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16세 이상이면 백신 접종 대상이지만 아직 청년층의 접종 순서가 오지 않은 주에서는 젊은 층이 조금이라도 빨리 접종받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음식배달앱 도어대시 [AP=연합뉴스]

미국 음식배달앱 도어대시 [AP=연합뉴스]

시러큐스 대학에 다니는 브렌트 호트(20)는 도어대시 배달원 등록을 몇 분 만에 마쳤다. 본인 확인에는 몇 시간이 걸렸지만, 배달원 등록이 됐고 백신도 맞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주에서 16세 이상을 백신 접종 대상으로 지정하기 전에 이미 배달원으로 등록해 1차 백신접종을 했다.

나중에라도 실제 배달원으로 일하는지 확인하는 점을 고려해 몇 차례 배달 기록을 남긴 학생도 있다고 한다.

우버 이츠 배달을 자전거로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우버 이츠 배달을 자전거로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백신을 빨리 맞고 싶다는 이유로 배달원으로 등록한 이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공중 보건법 전문 로런스 고스틴 교수는 "이는 대단히 비윤리적인 행동이고 단순한 접종 새치기도 아니다"라면서 "백신에 대해 더 긴급한 필요가 있는 사람보다 먼저 백신을 맞으면 기다리던 이들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고스틴 교수는 "접종 기회를 빨리 얻고자 배달원으로 등록하는 것은 법적 '회색지대'를 이용한 것"이라면서 "음식 배달 앱 업체들은 이런 이들을 감시하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1일 미국 내 백신 접종은 2억 회를 넘어섰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미국 인구(약 3억3200만명)의 70~85%(약 2억8200만명)가 백신을 맞으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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