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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절반 맞았는데도 불안한 미국..미접종자 3분의 2가 "안 맞을 것"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백신 접종소 앞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모였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백신 접종소 앞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모였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성인이 절반을 넘었고, 접종 대상도 16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는 등 미국은 이제 집단면역을 향한 후반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전반전보다 더 힘들 거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악시오스-입소스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의 3분의 2가 앞으로도 접종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일 현재 미국에서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은 약 1억3000만 명, 전체 성인의 50.4%다.
이 여론조사에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응답한 이들 가운데 68.2%는 앞으로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절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5.5%나 됐다.
반면 "꼭 맞을 것"이라는 응답은 13.6%, "아마도 맞을 것"이라는 응답은 18.2%에 그쳤다.
WP는 이 여론조사 결과대로 라면 아마도 미국 전체 성인의 최종 접종률은 70% 안팎이 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전문가들은 전체 국민의 70%가 면역력을 갖추면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전망치지만, 현재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정치적 갈등이 심해지는 것도 백신 접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카운티별로 봤을 때,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일수록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방역 당국이 존슨앤드존슨(얀센) 백신의 접종을 중단한 것도 백신 기피 현상을 키웠다. 혈전 부작용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미 식품의약국(FDA)과 CDC가 사용 중단 권고를 한 얀센 백신은 이번 주 중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CNN은 이런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현격하게 줄었다고 전했다. 오하이오 머서 카운티의 경우 대규모 접종소의 문을 연 지난 1월, 하루 접종량을 꽉 채워 매일 500명 이상씩 백신을 맞았지만, 석 달이 지난 요즘 하루 접종자 수는 264명으로 절반 수준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시골 지역에선 병원이나 약국에서 접종을 위해 꺼내놨던 백신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통기한을 맞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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