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블랙리스트’ 캐던 주진우…“나 한동훈입니다” 뜻밖 전화

  • 카드 발행 일시2024.05.20

법 인(in) 여의도, 여의도 법인(人)④ - 검사의 정치화·파당화 괜찮을까

진우야. 나 좀 도와주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 2021년 3월 초임지이자 곧 몸담을 정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사실상의 정치 입문 선언을 한 뒤 총장직을 내던진 그였다.

그가 주진우 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온 건 그로부터 얼마 뒤의 일이었다.

2021년3월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구고검 및 지검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끝낸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실상의 정치 입문 선포식이었던 이날의 대구 방문 직후 윤 총장은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연합뉴스

2021년3월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구고검 및 지검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끝낸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실상의 정치 입문 선포식이었던 이날의 대구 방문 직후 윤 총장은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연합뉴스

탈(脫)검찰 2년 선배 주진우는 당시 잘 나가던 변호사였다. 하지만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네, 총장님. 알겠습니다. 

즉답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아니, 이유에 앞서 그는 한 사건의 변호를 맡으면서부터 이미 사실상의 ‘친윤 인사’로 자리매김한 상태였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는 윤 대통령뿐 아니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하 경칭 생략)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

잘나가던 변호사, 한 사건을 맡다 

이제 나 돈 못 벌어. 그 사건 때문에 정권, 그리고 중앙지검과 싸운 이후부터 변호 의뢰가 뚝 끊겼어.

주진우가 지인들에게 농반진반의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 건 2020년 봄이었다. 그가 언급한 그 사건의 이름은 화자의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검언유착’과 ‘권언유착’을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