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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대상 아닌데…극단선택 LH 前본부장 유서엔 "책임통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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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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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을 앞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고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일 오전 9시 38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A씨(56)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는 시민이 발견했다. A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발견됐을 당시부터 심정지 상태였다고 한다.

A씨의 집에선 메모장에 쓴 유서 형태의 글이 발견됐다.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혔다고 한다.
A씨는 2018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LH 전북본부장을 역임했다. 정년을 앞두고 2020년 초부터는 LH 전문위원(본부장급)으로 자리를 옮겨 재직하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경찰이 수사하는 LH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국가수사본부와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하는 LH 임직원 100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유가족 등을 상대로 A씨가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가 유서에 적은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LH 전북본부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흥지구에 투기했는지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유서에 적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에 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라며 "현재 확인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요청했다.
최모란·위문희·채혜선 기자 mora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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