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타다 이어 티맵 출범…모빌리티 3파전 시대 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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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시범 서비스 출시 전 미리 우버 로고를 입힌 개인택시가 서울 시내 도로를 주행 중이다. [사진 독자제공]

1월 시범 서비스 출시 전 미리 우버 로고를 입힌 개인택시가 서울 시내 도로를 주행 중이다. [사진 독자제공]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29일 공식 출범한 SK텔레콤의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VCNC가 경쟁하는 ‘모빌리티 양강’ 구도를 티맵모빌리티가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티맵모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은 국내 1위 내비게이션 티맵이다. 가입자 1850만명에 이르는 티맵을 기반으로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MaaS란 대리운전·주차·택시·마이크로 모빌리티(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등을 묶어 이동에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유형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첫 단추를 플랫폼 중개(택시호출)와 플랫폼 가맹(가맹택시) 사업에서 찾고 있다. 플랫폼 중개사업에선 마케팅을 강화해 월 이용자 수 300만명(12월 기준)인 티맵택시의 이용자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호출 시장의 80~9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 타다(VCNC), 티맵택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티맵의 가맹택시(가맹사업)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 함께 한다. 내년 상반기 중 두 회사는 합작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우버코리아는 지난 11일 서울시로부터 운송가맹사업 면허를 받았다. 법인택시 1곳(77대)과 개인택시 502대다. 이미 우버 가맹택시 로고를 입힌 택시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영업 중이다. 향후 조인트벤처가 출범하면 우버 가맹택시를 티맵택시와 함께 브랜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플랫폼 운송사업’(택시 외 새로운 운송 서비스) 관련 사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플랫폼 운송사업은 올해 초 여객자동차법 개정 이후 생긴 유형이다. 국토교통부가 법을 개정하며 ‘타다 베이직’과 같은 서비스를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 일부 스타트업을 제외하고는 하겠다는 사업자가 없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플랫폼 운송사업을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의 등장으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만 대다수 후발 주자들도 카카오모빌리티와 유사한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보단 출혈 경쟁으로 점유율 싸움만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기업의 주요 수익모델인 앱 대리중개·가맹택시·택시호출 중개는 모두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에 확산시킨 서비스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여객자동차법 개정 이후,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라며 “색다른 서비스가 나와야 시장이 커지고 산업 전체가 발전할텐데, 같은 우물에서 경쟁만 치열해져 아쉽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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