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야당 부의장' 없이 완성된 18:0…전해철 정보위원장 선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회 정보위원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보위원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독식 구성을 완료했다. 정보위원장에 3선 전해철 의원을 선출하면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어 ‘국회 정보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했다. 미래통합당 의원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등 나머지 의원들 투표로 선거를 진행했다. 개표 직후 박 의장은 “총투표수 177표 중 176표를 얻은 전해철 의원이 국회법 제41조 제2항에 따라 정보위원장에 당선됐다”고 알렸다. 전 의원은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정보 부서를 폐지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국내정치와 완전히 절연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진정한 국정원 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형식상 통합당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날 위원장 선출은 민주당-통합당 간 원내대표 협상을 토대로 진행됐다고 한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통합당도 정보위원장 선출을 알고 있다. 다만 참석은 안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민주당의 정보위원장 선출 단독 진행에 대해 ‘비협조 하되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얘기다.

통합당은 지난 14일 민주당과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정보위원장을 용인하기로 한 건 원 진입과 맞물려 이미 엎질러진 민주당의 ‘18대0’ 상임위 구성을 전략적으로 방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큰 변수가 ‘박지원 청문회’다. 통합당은 이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조수진 의원 등 당 내외 공격수로 구성된 ‘청문 자문단’을 꾸리고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이왕 의사일정에 합의한 마당에, 21대 국회에서 처음 화력을 과시할 인사청문회를 빨리 열고 싶다는 통합당 측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박 후보자와 한 판 붙고 싶은 건 우리가 아니라 통합당”(수도권 재선)이라는 말이 나왔다. 양당 원내지도부는 가능한 한 빨리 정보위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계획서를 채택하고 국정원장 청문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보위원장 선출을 위한 이날 본회의에선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절반 가량이 빈 좌석으로 남았다. [연합뉴스]

정보위원장 선출을 위한 이날 본회의에선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절반 가량이 빈 좌석으로 남았다. [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반쪽 국회’를 단독개원하면서도 정보위원장 자리는 17일간 비워뒀다. 통합당이 정보위원 명단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위원장 단독 선출은 명백한 법 위반이어서다. 법사위 문제로 ‘국회 보이콧(boycott·거부)’을 이어가던 통합당은 지난 6일 소속 의원 103명에 대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 명단을 제출했다.

또 국회법에는 “정보위원회의 위원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부터 해당 교섭단체 소속 의원 중에서 후보를 추천받아 부의장 및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선임하거나 개선한다”(48조 3항)는 조항이 있다. 앞서 통합당은 이 ‘부의장 협의’ 조항을 근거로 “부의장 2인 모두와 협의하지 않은 채 정보위원을 선임하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은 전례 없는 국회법 유권해석을 동원해 정보위원장을 뽑았다. 야당 몫 부의장이 없는 와중에 “국회법에 부의장과의 협의라고만 돼 있지 부의장 2명 모두와 합의하라는 게 아니다”(민주당 관계자)라는 논리로 국회사무처에서 별도 해석을 받아냈다. 전 의원은 ‘부의장 1인’ 협의를 거친 첫 정보위원장이 됐다. 그는 이날 당선 인사 말미에 “미래통합당이 오늘 위원회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