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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따뜻한 겨울, 동풍 쌩쌩… 올 겨울 미세먼지 줄어든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겨울은 미세먼지가 없이 깨끗한 대기가 자주 관찰됐다. 지난 2월 27일 미세먼지 '좋음' 상태의 서울 시내 전경. 뉴스1

올해 겨울은 미세먼지가 없이 깨끗한 대기가 자주 관찰됐다. 지난 2월 27일 미세먼지 '좋음' 상태의 서울 시내 전경. 뉴스1

따뜻했던 겨울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겨울 미세먼지도 줄였다.

환경부는 11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4㎍/㎥로, 극심한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했던 지난 겨울(33㎍/㎥)에 비해 9㎍/㎥ 줄었다고 밝혔다. 환경부 측은 “올 겨울 처음 시행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더해 국외 유입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 등의 영향도 겹쳤다”고 설명했다.

①1/3은 날씨 덕… 동풍 쌩쌩, 비 많이

올해 3월은 강풍 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종종 불었다. 강한 동풍이 많이 불면서 국외 미세먼지 유입을 줄이고 국내 대기확산이 잘 돼, 전반적으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올해 3월은 강풍 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종종 불었다. 강한 동풍이 많이 불면서 국외 미세먼지 유입을 줄이고 국내 대기확산이 잘 돼, 전반적으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환경부는 올해 줄어든 초미세먼지 9㎍/㎥ 중 3㎍/㎥는 날씨 덕에 감소했다고 봤다. 겨울 전반기인 12~1월은 전년도 평균 30㎍/㎥에서 26.5㎍/㎥로, 후반기인 2~3월은 전년 평균 36.6㎍/㎥에서 22.9㎍/㎥으로 13.69㎍/㎥ 줄었다.

지난해에는 2월~3월 초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지만, 올해는 3월에 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3월의 대기질이 크게 좋아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3월 초미세먼지 전국 평균농도가 36㎍/㎥를 넘는 ‘나쁨’은 11일, 51㎍/㎥가 넘는 ‘고농도’는 7일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나쁨’ 1일, ‘고농도’는 아예 없었다.

올해 겨울은 유독 따뜻해 눈이 적고 비가 많이 내리면서 대기를 씻어내는 효과도 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계절관리 기간동안 동풍 일수가 지난해 7일에서 올해 22일로 크게 늘었고, 111㎜였던 강수량도 206㎜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며 “국외 유입이 줄고 비로 인한 대기 정화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②따뜻한 겨울… 난방도 덜 했다

2019~2020 겨울 미세먼지 감소 요인.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019~2020 겨울 미세먼지 감소 요인.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번 겨울은 난방 수요도 적은 편이었다. 가장 추운 12월부터 2월까지 평균 기온이 3.1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12월부터 3월까지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2.4도 높아 난방 수요가 줄면서 미세먼지 배출량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2월 도시가스 사용량은 전 해에 비해 7%, 올해 1월 사용량은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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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코로나 경제위축, 미세먼지도 줄였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모두 줄인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2,3월 국내 고속도로 통행량은 약 10%, 항공 이용객 수는 약 90% 줄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도 교통량 감소 등 경제활동 위축으로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가 줄었고, 정확한 추계는 어려우나 중국의 추동계 대책(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행한 겨울 시즌 미세먼지 대책)과 맞물려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약 1.1~2.8㎍/㎥ 낮췄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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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미세먼지옥' 없어졌다… 발전소 많던 충남 '이득'

‘미세먼지옥’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던 지난 겨울 초미세먼지(PM2.5) 시간 평균 농도 최고치는 278㎍/㎥였지만 올 겨울은 199㎍/㎥에 그쳤다. 환경부는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만 2000톤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발전소 가동중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차량 2부제 등을 시행한 효과는 그간 고농도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충남 지역에서 가장 컸다. 시간당 초미세먼지 농도가 36㎍/㎥ 이상인 '나쁨' 일수는 9일 줄었고, 일평균농도 감소폭도 세종시가 7.5㎍/㎥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석탄발전과 제철소 등 산업시설이 밀집해있던 충남‧전남‧경북에서 계절관리제 시행 후 미세먼지 감축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환경부 금한승 대기환경정책관은 “계절관리제 효과가 지역별 차이가 있어, 앞으로 전국적으로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올 겨울 기상 여건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진 점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기상요인이 역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 계절관리제를 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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