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줄어든 초미세먼지…코로나19 확산 때문일까

중앙일보

입력 2020.03.02 11:28

업데이트 2020.03.02 12:07

전국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낸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 뉴스1

전국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낸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당 28㎍(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중국 오염 감소에 국내 배출량도 줄어
기온 상승에 난방 수요 줄어든 요인도

지난해 2월 36㎍/㎥와 비교하면 23%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 1월도 평균 29㎍/㎥로 지난해 38㎍/㎥보다 24%가 개선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올 1~2월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보다 20~3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전국 미세먼지가 크게 개선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중국과 국내의 오염물질 배출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으나, 코로나 19 외에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우한시 오염 뚜렷이 개선

미 항공우죽(NNASA)에서 분석한 중국의 이산화질소 오염도. 왼쪽은 지난 1월 1~20일. 오른쪽은 지난달 10~25일 오염도를 분석한 것인데,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기오염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NASA

미 항공우죽(NNASA)에서 분석한 중국의 이산화질소 오염도. 왼쪽은 지난 1월 1~20일. 오른쪽은 지난달 10~25일 오염도를 분석한 것인데,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기오염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와 올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 농도를 비교한 자료.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왼쪽은 1월 1~20일, 중간은 1월 28일~2월 9일, 오른쪽은 2월 10~25일 오염도이다. 자료 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와 올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 농도를 비교한 자료.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왼쪽은 1월 1~20일, 중간은 1월 28일~2월 9일, 오른쪽은 2월 10~25일 오염도이다. 자료 NASA

먼저 코로나 19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는 지난 1월 23일 도시 자체가 봉쇄되는 등 경제 활동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다.

중국 생태환경부가 발표하는 도시별 대기질지수(AQI)를 보면, 지난 1월 15일에서 지난달 말까지 우한시에서 AQI 지수가 100 이하인 좋음·보통인 날은 8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였던 것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는 '중간 오염(AQI 151~200)'을 보인 날이 17일이나 됐으나, 지난 1월 15일 이후에는 '중간 오염'이나 '심한 오염(200 이상)'을 기록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

1월 15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AQI 평균값도 68로 지난해 104보다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전체적으로 '약간 오염(AQI 101~150)'이었지만, 올해는 '보통'이 된 것이다.

베이징 시내 대기 오염은 여전

지난 1월 18일 중국 베이징 자금성이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월 18일 중국 베이징 자금성이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공개한 중국의 질소산화물 배출 실태 자료에서는 우환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에서 배출량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영국 시민단체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에 따르면 코로나 19 발생 이후 중국의 석탄 사용량은 4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5% 감소,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36%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동종인 교수는 "코로나 19 요인뿐만 아니라 지난겨울 비교적 높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난방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수도 베이징의 경우 도시 AQI 값에서 지난해나 올해 큰 차이가 없었다.

1월 15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AQI 평균값은 97로 2019년 같은 기간 73보다 오히려 악화했다.
좋음·보통인 날의 비율도 지난해는 72%, 올해는 73%로 비슷했다.

국내 대기 전문가는 "전체적으로 중국의 대기오염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는 발전소 등 필수 시설의 오염 배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오염 감소에 기상 요인도 작용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전국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해 2월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다. 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전국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해 2월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사거리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다. 연합뉴스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9㎍/㎥(전남·울산)~30㎍/㎥(충남·충북)의 분포를 보였고, 17개 시·도 평균은 24㎍/㎥였다.
이는 지난해 2월 33㎍/㎥에 비해서는 27% 줄어든 것이지만, 2018년 2월 29㎍/㎥와 비교하면 18%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대기오염 감소의 영향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오염이 감소한 것과 기상 요인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동 교수는 "국내 난방 수요도 줄고, 차량 통행량도 줄면서 국내 대기오염 배출이 줄었다"며 "풍속 등 기상적인 요인이 추가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서울의 평균기온 영상 1.6도, 2월은 영상 2.5도였다. 지난해 1월 영하 2도, 지난해 2월 영하 0.9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3도 이상 높았다.
서울의 평균 풍속은 1월 시속 7.6㎞, 2월이 시속 8.3㎞였다. 지난해 1월 6.5㎞, 2월 6.8㎞보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었다.

주기적인 강수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에 10㎜ 이상의 강수를 기록한 날이 하루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월과 2월에 2일씩 있었다.
총 강수량도 지난해 1~2월에는 23.8㎜에 그쳤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113.6㎜를 기록했다.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코로나 19로 인한 영향도 있겠지만, 겨울철 미세먼지 단기 대책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등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미세먼지 고농도 계절 관리제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에너지 소비량 통계 등 앞으로 나올 자료 등을 바탕으로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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