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 봉준호 박물관까지…정치권도 기생충 마케팅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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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자 정치권도 축하 반응을 쏟아내면서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1일 자신의 SNS에 영화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올렸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1일 자신의 SNS에 영화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올렸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한 자신의 포스터를 올렸다. 그가 수상을 축하하며 올린 포스터에는 “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우수의원 4관왕, 연수 발전의 거장”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 연수구는 박 의원의 지역구다.

민주당은 4월 총선 공약에도 ‘기생충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12일 문화예술관광 지원 공약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문화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 지원 등이 담길 전망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예술인과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자는 주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나온 공약이긴 한데 이런 지원정책을 더욱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야당 역시 ‘봉준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기생충’이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논평을 내지 않았던 자유한국당은 이번에는 공식 논평을 내며 축하 의사를 전했다.

박용찬 한국당 대변인은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린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자신의 SNS에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배우와 스태프 등 수고한 모든 관계자분께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썼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계기로 대구에 영화 박물관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뉴스1]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계기로 대구에 영화 박물관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뉴스1]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지역구 공약에 활용했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 의원은 11일 대구시 신청사 옆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봉 감독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의 자랑이다.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화박물관을 설립해 영화를 문화예술 도시 대구의 아이콘으로 살려야 한다”는 보도자료도 냈다.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0일 SNS에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거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라고 적었다. [SNS 캡처]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0일 SNS에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거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라고 적었다. [SNS 캡처]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0일 SNS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거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라고 적었다. 또 영화 ‘기생충’을 두고 “공정이 무너진 사회를 그려낸 작품”이라고 해 현 정부의 ‘불공정’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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