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성탄 도발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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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위협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현실화될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군사위 확대회의서 “무장력 강화” #트럼프, 시진핑·아베와 잇단 통화 #북한 억제, 제재 공조 논의한 듯 #한·중·일 정상 오늘·내일 연쇄회담

성탄절을 사흘 앞둔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과 자위적 국방력을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복잡한 대내외 형편에 대하여 분석통보하셨다”며 “인민군대를 비롯한 나라의 전반적 무장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직정치적 대책들과 군사적 대책들을 토의·결정하며 조직 문제를 취급할 것이라고 하셨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중앙군사위 전체회의를 연 건 지난 9월 6일 태풍 링링과 관련한 대책회의 이후 100여 일 만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의엔 80여 명의 군 인사들이 참석했다. 단 북한 매체들은 ‘자위적 국방력’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고, ‘성탄 선물’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군사 분야의 지도기구인 중앙군사위를 소집한 만큼 그간 예고했던 ‘새로운 길’과 관련한 군사적 지침이 논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회의가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올해 신년사를 했던 그 장소에서 열린 것으로 추정했다.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했던 노동당 본관 1층에서 회의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길’을 처음 언급했던 곳에서 회의를 열어 미국과 국제사회를 압박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군사위 소집에 이어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도 금명간 개최해 ‘새로운 길’ 전략을 공식화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현재 전원회의에 참석할 당 간부들이 평양에서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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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성탄 선물’ 위협 속에서 한·미는 현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인공위성 발사 등 도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연쇄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간 현안과 함께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시 주석에겐 북한을 자제시키도록 요청하고 아베 총리와는 북한 도발 시 대북제재 공조를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와 관련, “북한도 논의했다. 우리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트윗으로 밝혔다. ‘성탄절 위기’를 넘기기 위해 한·중·일 정상도 얼굴을 맞댄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 아베 총리는 23~24일 중국에서 한·중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대북 대응을 논의한다.

정용수·이유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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