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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ICBM 진짜 발사?…핵협상 판 깰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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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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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개최를 알리며 ‘도발 예고편’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매체가 이날 전한 확대회의 사진에 따르면 이만건 조직지도부장과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 등 2명을 제외하곤 전원이 인민군 정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태풍 대비에 따른 지난 9월의 확대회의 때 인민복을 입은 당 간부들이 상당수 참석했던 것과 달라졌다. 군사 문제로 열린 회의였음을 보여준다.

군사위 ‘성탄절 도발’ 카운트다운 #북한, ICBM 관련 설비 공장 증축 #미 감청정찰기 어제 한반도 비행 #성탄절 넘기며 미국 반응 떠볼 수도

북한 매체가 전한 이날 확대회의 안건은 ‘자위적 국방력의 가속화 문제’였다. 이 때문에 ‘국방력 가속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인공위성 시험발사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은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며 매시간 북한 움직임을 정밀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22일 미 공군의 감청 정찰기인 RC-135W 리벳조인트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고 알렸다. 에어크래프트 스폿 측은 “(이 정찰기는) 일반적으로 주말에 움직이지 않는다. 특이한 시기(odd timing)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성탄절에 즈음해 ICBM 등 각종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이 전방위 대북 정찰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에 일각에선 북한이 ICBM이나 인공위성 등이 아닌 ‘판 깨기’로 도발하거나, 아니면 성탄절은 넘긴 채 미국 반응을 더 지켜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길’이 핵·ICBM 실험 재개를 넘어 핵보유 선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새로운 길’은 미국과의 핵 협상 중단이거나, 핵보유를 전제로 하는 핵 군축 선언 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이 중앙군사위를 열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측면은 있지만 연말에 연다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할 조직 문제(인사)에 방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두 차례의 미사일 엔진 실험으로 자신들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한 자체가 도발”이라며 “미국의 향후 대응에 따라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나 장거리 미사일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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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NBC에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3월 16일 공장’ 곳곳에서 새 건물이 들어서거나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ICBM 발사에 사용하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생산하는 곳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루이스 소장이 이곳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발사거치대(ICBM 발사대 생산·개조에 필요한 시설)를 세우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임시 시설물이 새롭게 등장했다. 북한이 ICBM 능력을 확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성탄절 도발 가능성과 관련,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0일(현지시간)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입국하면서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기원한다”고만 말했다. 그는 21일 국무부 부장관에 공식 취임했다.

정용수·이철재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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