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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동생·처남 출금…재단·펀드 집중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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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주변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한 검찰이 사모펀드와 웅동학원 관련 의혹을 우선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사모펀드 투자에 관여한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56)씨와 웅동학원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동생(52) 등을 출국금지하고 계좌추적에 들어갔다. 다만 출국금지 대상에서 조 후보자의 어머니와 부인, 딸 등 직계가족은 제외됐다.

검찰, 금융거래 내역도 추적 #유민봉, 코링크PE 내부 문서 공개

2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후보자의 부인 정모(57)씨와 두 자녀가 함께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를 전날 자정 무렵까지 압수수색했다. 전국 30여 곳에 달하는 대상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압수수색이 이뤄진 만큼 수사의 핵심 타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링크PE의 이모(40) 대표와 이 회사의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36)씨,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회사 전 대표 우모(60)씨 등은 일찌감치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행동하는자유시민이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이들의 귀국을 종용하는 한편 출입국 당국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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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출자금 대부분은 조 후보자의 직계가족과 처남 일가가 투자했다. 사실상 조 후보자 일가의 ‘가족 펀드’로 불리는 이유다. 검찰은 전날 조 후보자 처남 정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2017년 가로등 점멸기를 생산한 웰스씨앤티에 7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고, 이후 회사 매출이 급증했다.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웰스씨앤티는 2017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44곳에 모두 177건을 납품했다.

검찰은 일단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조 후보자와 관련한 고소·고발이 12건에 달해 혐의가 다양하고 압수수색 범위가 넓었던 만큼 자료 분석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당분간은 압수물 분석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압수물 분석과 함께 금융거래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은 혐의점이 확인되는 대로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수사를 위해 3차장 산하 특수 1~4부와 공정거래조사부·조세범죄조사부·방위사업수사부 등 7개 부서 수사관을 모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인원을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소속 검사는 부장을 포함해 7명이다.

한편 조 후보자 일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 당시부터 코스닥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각각 인수해 우회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실이 입수한 코링크PE의 내부 문서 ‘PEF 설립구도 운영계획 구도 제안’에는 코링크PE가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를 200억원에 인수한 뒤 비상장사인 현대·기아차 1차 벤더를 1000억원에 인수하고 두 회사를 묶어 우회상장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 문서는 코링크PE가 설립된 2016년 2월께 작성됐다.

유민봉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까지 코링크PE는 이 문서에 적힌 계획과 매우 유사한 투자 방식을 보여 왔다. 문서 속 ‘공공 지하철 WIFI 구축 프로젝트(서울)’에 1500억원을 투자하고 그로부터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코링크PE가 업무 위임·위탁계약을 맺은 P사는 2017년 9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공공 지하철 와이파이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4월 P사가 역량 부족으로 최종 계약이 해지되면서 이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 문서에는 또 코링크PE가 코스닥상장사를 인수한 뒤 주식스와프·지분투자·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엡솔, 익성 관련, 기타 관련’ 등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실제로 코링크PE는 2016년 ‘레드코어밸류업1호’ 펀드로 익성의 3대 주주에 올랐다가 펀드를 청산한 바 있다.

김민상·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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