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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촛불집회 “조국 장관되면 공정·정의 배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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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산대 학생들이 28일 부산시 금정구 부산대 운동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혹 규명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100여 명이 참여했다. 송봉근 기자

부산대 학생들이 28일 부산시 금정구 부산대 운동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혹 규명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100여 명이 참여했다. 송봉근 기자

서울대와 부산대 학생들이 2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고려대도 30일 조씨의 입시비리 의혹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를 연다.

“조국, 법망 피해 사회적 지위 대물림” #서울대 총학 “특정 정당과는 무관” #딸 장학금 의혹 부산대도 첫 집회

28일 오후 8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에 모인 서울대 학생 700명(주최 측 추산)이 한목소리로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외쳤다. 서울대 총학생회(총학)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몇몇 사람들은 얼굴을 가리는 검은 마스크를 낀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차 집회 주최 측이 조 후보자의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로부터 ‘신상털기’를 당하는 등 피해를 봤기 때문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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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은 집회 준비 때부터 특정 정당 세력과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주최 측이 현장에서 배포한 공지사항에는 “특정 정당 혹은 정치 유관 단체의 이름 혹은 이를 연상케 하는 문구나 그림을 포함하는 옷, 피켓을 지참하지 말아 달라”는 안내 문구도 보였다. 집회에 함께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참가 자격을 증명한 뒤 자리를 찾아 앉았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집회에서 “제 개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을 자행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목소리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진영 논리로 몰아가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3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촛불 집회도 참여했다고 밝힌 도 회장은 “평등을 외쳐온 지식인이자, 법망을 잘 피하며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조국 교수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이는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완전히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학생은 “서울대의 자습실·연구실·도서관의 불이 밤새 꺼지지 않고 자리가 차 있는 이유는 부모님이 누구든 배경이 어떻든 모두가 노력한 만큼 대가 받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를 향하는 조 후보자의 말은 결국 자기를 찌르는 칼이 됐다”며 “(국민에게) 배신감 안겨주지 말고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나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대 촛불집회추진위원회는 28일 오후 6시30분 부산대 ‘넉넉한 터’에서 조 후보자 딸 학내 비리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부산대가 조 후보자와 관련해 촛불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비가 오는 가운데 1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에서 한 재학생은 “조 후보자의 딸이 1점대 학점을 받고 두 번이나 낙제했음에도 장학금을 받은 것에 대해 학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며 “정상적인 장학금이 아니라 뇌물 수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우리는 장학금 한 번 받는 것에 일희일비하는 붕어·가재의 자녀이다. 용의 딸은 공부를 안 해도 장학금을 받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그동안 조 후보가 보여준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가 자기 자녀에게는 해당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28일 공식 페이스북에 “30일 금요일 오후 6시에 집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촛불집회를 연다.

이태윤·김태호 기자, 부산=이은지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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