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이제 그만” 한 목소리, 의료계엔 회군(回軍) 기회다

이제 그만하면 됐으니, 병원으로 돌아가라! 16일 서울 고등법원이 의대 증원 집행정지신청을 기각 또는 각하한 결정을 전하는 모든 매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민일보를 제외한 모든 종합지들이 법원 결정을 1면 머릿기사로 올리면서 이번 판결을 의료 정상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 역시 ‘의대 증원’ 정지신청 기각, 이제 을, 의대 증원, 이제 소송전 멈추고 지어야 처럼 좌파, 우파 구분 없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론은 이제 의사들이 물러설 때라고 강조한다.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막기 위해 법정으로 끌고 간 논리와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법원에 정부 정책의 집행 정지를 요청하면서 “증원 결정의 과학적 근거가 없다”거나 “의사 증원 자체가 필요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법원은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공의 단체나 의사협회등은 이번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면서 파업과 휴진 등 실력행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심 판결이 나온만큼 이제부터는 의료계가 증원 반대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국민일보 칼럼의 관점이 공감을 얻을 수밖에 없다.

소송 과정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이 졸속 추진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난 만큼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동아일보의 지적도 날카롭다. 무엇보다도, 국민 70% 이상이 동의하고 법원도 인정한 의대 증원을 언제까지 거부할 것인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며 이번 법원 판결을 내심 반기는 의사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30%까지 떨어졌던 대형 병원 전임의. 이제 정말 회군(回軍)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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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칼럼 | 태원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