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이젠 끝···내일 비 내리면 가을 성큼 다가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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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펼쳐져 있다. [뉴스1]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펼쳐져 있다. [뉴스1]

전국 곳곳에서 막바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오늘(21일)과 내일(22일) 많은 비가 내리고 난 이후부터는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전과 세종, 광주, 충남·전북 일부 지역에 현재 폭염 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충남과 일부 전라 내륙에는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오르면서 무덥겠다”면서도 “22일에는 대체로 흐리거나 비가 오면서 낮 기온 상승이 저지되겠고, 폭염 특보도 모두 해제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날 비는 곳에 따라 산발적으로 내리겠으나, 22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는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2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북 북부를 제외한 남부지방과 제주도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을 기록하겠다. 충청 남부와 경북 북부는 10~60㎜, 서울·경기도, 강원도, 충청 북부는 5~10㎜의 비가 내리겠다.

“앞으로 폭염·열대야 가능성 적어”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연인이 나무그늘아래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연인이 나무그늘아래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이번 비를 기점으로 여름철  무더위가 누그러지면서 폭염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2일 비가 그친 후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발효되거나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금까지 여름철 더위는 8월 중순이 지나면 급격히 기세가 꺾이는 추세를 보였다. 기상청이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지막 폭염일자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는 평균적으로 8월 16일에 마지막 폭염이 나타났다. 남부지방에 있는 광주와 대구의 경우, 마지막 폭염이 각각 8월 25일과 28일로 가장 늦었다.

열대야 역시 대부분 8월 중순에 끝났다. 서울의 마지막 열대야 일자는 평균 8월 16일이었고, 대구는 22일, 광주는 26일이었다. 일교차가 적은 해안 도시인 부산의 경우 30일까지 열대야가 이어졌고, 제주는 주요 도시 중에서 유일하게 9월(1일)에 마지막 열대야가 나타났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8월 중순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약해지고 중심부가 일본 남쪽으로 이동한다”며 “여기에 일사량과 일조량도 적다 보니 지면이 달궈지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면서 아침 기온이 먼저 떨어져 일교차가 점점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북상하지 못하고 남쪽에 장기간 머물면서 폭염의 기세가 지난해 만큼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올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3.6일로 평년(10.1일)보다는 많았지만, 역사적인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31.5일)보다는 확연히 줄었다.

윤 통보관은 “당분간 아침에는 선선하고 낮에는 더운 환절기성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며 “ 장마전선처럼 동서에 걸쳐 많은 양의 비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집중호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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