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버핏과의 점심’, 이유는 중국 파트너의 출국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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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출입국 금지!

저스틴 선(중국 명 쑨위천, 孫宇晨) 트론(TRX) 창립자가 당초 7월 25일로 잡혔던 워런 버핏과의 오찬 일정을 취소한 이유다.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 돈세탁 혐의 조사 #버핏과의 25일 54억원 점심, 사실상 무산

중국의 유력 경제 전문 매체인 차이신(財新)은 23일 저녁 인터넷 보도를 통해 "저스틴 선이 버핏과의 오찬 일정을 변경해야 했던 이유는 중국 당국의 출입국 금지 조치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출입국 금지 조치(중국어 '边控')는 중국이 특정인에 대해 국경 출입을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이 조치에 따라 그는 해외에 있다면 중국에 들어갈 수 없고, 중국에 있다면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된다.

저스틴 선은 버핏이 주최하는 자선 오찬 경매에서 약 54억원에 일정을 낙찰받아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었다. 그러나 오찬 3일 전인 지난 22일 그는 트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신장 결석으로 오찬 일정을 미뤘으며, 양측 모두 일정 변경에 동의했다"고 밝혔었다.

저스틴 선과 워런 버핏의 자선 오찬. 이들의 만남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블록체인 업계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저스틴 선과 워런 버핏의 자선 오찬. 이들의 만남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블록체인 업계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차이신은 "중국의 온라인 규제 당국인 국가인터넷금융리스크점검소조가 불법 자금 모집, 자금 세탁, 음란 컨텐트 공급, 도박 등의 혐의로 저스틴 선을 공안(경찰)에 기소토록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내에 있던, 해외에 있던 혐의에 대한 경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베이징의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공안 당국이 피의자 혐의로 조사를 한다는 것은 곧 어떤 활동도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버핏과의 점심이 무기 연기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스틴 선은 지난 7월 1일 대만에서 열린 '2019 아시아 블록체인 서밋'에 참여한 이후 대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스틴 선의 출국금지로 워런 버핏과의 점심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낙찰 당시 저스틴 선은 "그동안 블록체인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던 워런 버핏과 블록체인의 미래를 논하고, 투자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었다.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

중국은 암호 화폐 거래 및 블록체인 운용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에는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오케이코인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저스틴 판과 후오비의 최고 경영자인 린리 등 2명이 출국금지에 처해지기도 했다.

한편 트론측은 저스틴 선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차이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다. 트론은 지난 2014년 설립된 블록체인 기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자유로운 콘텐츠와 응용 프로그램의 제작 및 배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이나랩=왕철 연구원 wang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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