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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녹은 북극 얼음 탓에···올여름 장마 일주일 지각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소나기가 내린 18일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나기가 내린 18일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에는 본격적인 장마 시즌이 예년보다 늦은 다음 달 초에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 현재 장마전선은 동중국해 상에서 일본 남쪽 해상까지 동서로 위치하면서 남하와 북상을 반복하며 일본 남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중반(26~27일)에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남해상을 통과하면서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위치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에 첫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 장마전선은 다시 제주도 남쪽 먼바다로 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부 지방과 그 밖의 남부 지방의 장마는 다음 달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올여름 지각 장마 왜?

장마 평년값과 지난해 장마 시종일. [기상청 제공]

장마 평년값과 지난해 장마 시종일. [기상청 제공]

장마는 보통 6월 중순에 제주도에서부터 시작해 하순이 되면 중부지방까지 확대된다.

중부지방의 경우, 평년(1981~2010년)을 기준으로 6월 24~25일부터 7월 24~25일까지 32일 동안 장마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6월 26일에 장마가 시작해 7월 11일에 끝났다. 올해의 경우 장마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늦게 시작하는 것이다.

왼쪽부터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와 북극 해빙 면적 분포도. [기상청 제공]

왼쪽부터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와 북극 해빙 면적 분포도. [기상청 제공]

이렇게 올해 지각 장마가 오는 건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의 빙하가 올해 유난히 빠르게 녹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해빙 면적 감소로 인해 베링해 부근 상층(약 5㎞ 상공)에 기압능이 발달하면서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돼 장마전선의 북상을 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베링해의 해빙이 북극의 다른 지역보다 많이 녹고 있는 건 그만큼 그 지역의 기온이 높다는 뜻”이라며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바다에서 대기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도 많아지고 기압능(고기압)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남쪽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세력을 넓히지 못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발달하는 장마전선 역시 힘을 못 쓰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는 한반도로 유입되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약해지면서 남쪽에 위치하던 장마전선이 서서히 북상해 다음 달에 전국에 본격적으로 비를 뿌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 26~27일경으로 예상되는 장마전선의 북상 정도는 남해상을 통과하는 저기압의 위치와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열대저압부에 의해 매우 유동적”이라며 “저기압이 예상보다 강하게 발달해 북상할 경우, 장마전선도 함께 북상하면서 장맛비가 내리는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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