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급감에…대입 수시 합격권 내신 성적도 하락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급감에 따라 대입 수시모집의 내신 성적 합격선도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든 데 비해 대학 모집 인원은 크게 줄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 고교 학년별 학생 수를 보면 고3 수험생은 2018년 57만661명에서 2019년 51만241명, 2020년 45만7674명으로 2년만에 11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성화고나 특목고 등을 제외한 일반고 학생만 봐도 2018년 44만3841명에서 2020년 34만3012명으로 2년 새 10만여명이 줄어든다. 매년 수험생 수가 5만명 이상 감소한다는 의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지난해 고3 수험생의 내신성적 표본조사를 통해 현재 고2가 입시를 치를 2020년까지 내신 주요 과목(국·영·수·사·과) 평균 등급 분포를 분석했다.

 서울 소재 최상위권 대학 진학권을 주요 과목 평균 1.5등급 이내로 가정하면, 지난해 이 기준 안에 들어온 학생은 5800여명(상위 1.3%)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학생 수가 줄면서 2020년에는 5800여명이 상위 1.7%를 차지하게 되고 이들의 평균 등급도 1.6등급 이내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합격 가능한 내신 성적이 0.1등급 정도 낮아진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서울 소재 대학 진학권은 2018년에는 2.5등급 정도(상위 3만3000여명)였지만 2019년에는 2.6등급, 2020년에는 2.7등급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또 지난해 내신 4.0등급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대학이라면 2019년에는 4.2등급, 2020년에는 4.4등급까지 합격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고3 수험생이 11만여명 감소하는 반면, 대학 모집 정원은 1만여명 감소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특히 수시모집의 경우 2020년까지 비중이 계속 높아질 예정이라 모집 정원은 늘어난다. 향후 2년간 급격한 수험생 수 감소 이후 현재 고1부터 중2까지는 매년 45만명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1이 수험생이 되는 해에는 41만여명으로 또다시 급감할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입시에서 학생 수 감소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부터 학생 수 감소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전년도보다 합격권 내신 성적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정시 경쟁률도 올해는 소폭 감소, 내년에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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