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도 안 주는데…서울교통공사 MZ노조, 출산장려금 지급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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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3호선에 투입한 신조 전동차. [사진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3호선에 투입한 신조 전동차. [사진 서울교통공사]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제3노조가 출산 장려금을 주기로 했다. 정부·자치단체(지자체)나 기업이 아닌 노조가 출산 장려금 지급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22일 “노조 조합원에게 출산 장려금 지급 방안을 추진한다”며 “오는 6월 서울교통공사 대의원대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안건을 인준받으면 7월부터 출산하는 조합원에게 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장려금은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이다.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지급 키로 

지난해 서울교통공사가 진행했던 노사협상. [뉴스1]

지난해 서울교통공사가 진행했던 노사협상. [뉴스1]

서울교통공사 제3노조가 출산 장려금 지급에 나선 것은 저출산 문제가 노조 정체성 유지나 장기적 생존과 직결한다고 판단해서다. 송시영 위원장은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젠가 결국 노조도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라며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해서 노조 이미지도 개선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조합원이 월 1만원씩 내는 조합비로 조성한 '노조 기금'에서 출산 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노조측은 " "노조에서 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가 20~30명"이라며 "노조 재원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직원이 출산이나 입양을 할 때 축하금 명목으로 20만원씩 지원하지만, 사측에서 별도로 지급하는 출산 장려금은 없다.

한편 2021년 출범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에 이어 ‘제3 노조’다. 조합원 비율은 서울교통공사노조가 59%,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가 15%에 이어, 올바른노조가 12% 정도다. 이 중 올바른노조는 20대~40대 초반 젊은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의 90% 이상을 차지해 ‘MZ세대 노조’로 불린다. ▶양대 노총 10%p차로 눌렀다…서울교통공사 뒤집은 MZ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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