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배임죄 폐지까지 꺼낸 상법 개정···로펌 아니라 시장을 위해

급기야 ‘배임죄 폐지’까지 도마에 올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브리핑에서 배임죄 폐지를 불쑥 거론하자 기업은 물론 언론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배임죄 자체가 기업에는 공포의 대상인데다,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 금감원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대통령실이나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협의가 없었다면서도 굳이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늘자 조간들은 이 원장이 배임죄 폐지 카드를 꺼낸 의도를 상법에 규정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확대하자는 이틀 전 발언에 대한 재계의 반발을 달래려는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지난 12일 이 원장의 발언 이후 대한상의는 상법이 정부 방침대로 개정될 경우 상장사 절반 이상이 인수합병(M&A)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철회하겠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런 반발은 M&A 같은 경영상의 결단이 실패할 경우 당장 배임죄 소송을 걱정해야하는 구조 때문이다.

정부의 상법 개정은 주주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를 묶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증시 ‘밸류 업’ 정책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에 ‘소액주주의 이익 보호’를 거론한 후 상법개정을 포함한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재계의 반발과 함께 배임죄 폐지를 ‘재벌 봐주기’로 반대하는 시각이 맞서고 있어서 이 공감을 얻고 있다. 기왕에 상법을 개정하려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가르는 명료한 잣대를 마련하라는 한국일보의 관점 역시 입법 책임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해집단 간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법 개정에 그칠 경우 로펌 좋은 일만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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