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간이 공중전화가 4월 초부터 서울시내에 등장한다.
1967년 3월 17일자 중앙일보 4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다방, 약국, 잡화상, 빌딩, 매점 등 전화요금을 받기 어색해하던 접객업소’에 4월 한 달 동안 2000대를 설치한다는 얘기인데요, ‘이제까지는 전화를 걸 수만 있고 받을 수 없던 공중전화와는 달리 받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 특색’이라며 ‘요금은 종전과 같이 5원이나 새 동전(5원짜리 새 동전은 1966년 보급됨)을 쓰도록 돼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이에 앞서 서울시내에 교환원이 없는 무인 공중전화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62년 무렵이라고 합니다. 당시 보도를 보면 현재 종로타워 자리에 있던 화신백화점과 서울시청 등 10곳에 설치됐다고 하네요. 기록에 따르면 당시 50환짜리 동전을 썼던 초기 보급 무인 공중전화는 고장이 잦았다고 하네요. 이후 5년이 흘러 기술적으로 안정화된 ‘핑크빛 공중전화’가 서울시내에 2000대가 깔리면서 시민들의 소통 욕구를 채워 준 대중적인 공중전화로 자리매김했다고 합니다.
1980년 4월 28일자 중앙일보 6면에 실린 ‘전화한번 걸기 힘들어…. 서울역 앞 언제나 만원’ 기사와 사진입니다. 서울역 공중전화 부스를 앞뒤에서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을 보면 당시 유일한 소통 창구로서 공중전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서울역 앞 광장 북측에 설치된 20개의 공중전화에는 이용객이 항상 밀려 혼잡을 빚고 있다”며 “20여 대씩 세 곳에 밀집돼 있지만, 구내에는 3대밖에 없는 등 공중전화가 한 곳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고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