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완치법 없고 전염력 센 수두, 백신 접종이 최선의 방어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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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둔 부모는 봄철에 수두를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수두는 매년 4~5월과 11~12월에 기승을 부린다.

인터뷰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

올해만 벌써 2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두는 전염력이 강해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가 걸리기 쉽다. 수두는 증상을 완화하는 것 말고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수두를 예방하려면

백신 접종이 필수인 이유다. 세계면역주간을 맞아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에게 수두의 특징과 백신의 효과를 물었다.

김윤경 교수는 ’수두 백신을 맞으면 질환 예방은 물론 수두에 걸려도 증상의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인성욱

김윤경 교수는 ’수두 백신을 맞으면 질환 예방은 물론 수두에 걸려도 증상의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인성욱

수두는 어떤 질환인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온몸에 작은 수포(물집)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수포에 직접 닿거나 환자의 미세한 침방울·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 6세 이하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서 잘 발생한다. 수두 자체는 중증 질환이 아니다. 그러나 발생자 수가 많은 편이고 유행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질환이다.”=
수두에 걸렸을 때 진행 경과는 어떤가.
“수두에 걸리면 2~3일 동안 열이 나는 것을 시작으로 피부에 수포가 올라온다. 수포는 보통 두피나 얼굴에 처음 나타나 몸통과 사지로 퍼져나간다. 그러다 3~4일이 지나면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수포에 딱지가 앉는다. 수포가 생기기 2~3일 전부터 딱지가 생길 때까지가 전염력이 가장 세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증상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그러나 항암 치료나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등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사람이 수두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출혈성 수두가 나타나거나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 방법이 있나.
“증상별로 대처하는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열이 나면 해열제, 가려움증을 호소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는 식이다. 심각한 합병증이나 후유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항바이러스제를 쓰기도 한다. 수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두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은 뭔가.
“예방접종을 받는 게 최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두 백신을 생후 12~15개월 때 1회 접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있어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수두 백신의 예방 효과는 연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항체 형성률은 80~90%, 질환 방어력은 65% 정도다. 백신을 접종하면 수두에 감염되더라도 중증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자연감염일 때보다 수포 수가 적거나 열이 나지 않는 등 증상이 경미하고, 앓는 기간이 훨씬 짧다. 수두인지 잘 모를 만큼 가볍게 지나가기도 한다.”
어떤 백신이 사용되고 있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수두 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한 생(生)백신으로 총 세 가지다. 기존에는 수입한 백신과 국산 백신이 하나씩 있었는데 최근에 국내 생산 백신(스카이바리셀라)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이 백신은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외국계 수두 백신을 대조군으로 활용해 충분한 효과와 효능을 확인했다.
성인도 수두에 걸리나.

“아주 드물지만 성인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수두는 나이가 들어서 걸리면 소아보다 전신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 수두에 걸린 적이 없고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뒤늦게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하다. 만 13세 이상은 2회 접종을 권한다.”

유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이 있다면. 
“부모는 수두에 걸린 자녀를 ‘전염성이 없어졌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을 때까지 어린이집·유치원·학교·학원에 보내면 안 된다. 집 안에 수두 환자가 있을 경우 가족이 예방접종을 받았거나 수두를 앓은 적이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수두에 대한 면역성이 없거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사람은 수두 환자와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은 위험하니 떨어져 생활한다. 평소에 손을 자주 씻고 수두 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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