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핵활동 지속 추정, 삭간몰 미사일 현황 이미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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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학재 국회 정보위원장 및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공개한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뉴스1]

이학재 국회 정보위원장 및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공개한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뉴스1]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정보위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핵 개발과 핵탄두 소형화 등의 활동은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복수의 정보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한 정보위 관계자는 “핵무기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실험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핵 관련 연구·발전 활동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고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북한 전역 20여 곳의 미사일 기지 중 삭간몰 기지를 포함한 미신고 기지 13곳을 확인했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보고서와 관련, 야당이 국정원에 설명을 요구하면서 소집됐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브리핑 자료를 통해 “국정원은 삭간몰 기지 현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통상적 수준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여타 미사일 기지도 관심을 갖고 집중 추적하고 있으며, 한·미는 관련 사항을 공동으로 평가·공유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관련 시설과 활동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정보위 관계자는 “보고서에 나온 정도는 정보 당국에서 다 알고 추적하고 있는 범위고, 특히 (삭간몰 기지 등) 단거리 미사일 기지는 (우리가) 대응전략을 다 갖고 있는 곳이라는 게 국정원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삭간몰 기지 등에 배치된 노동·스커드 등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전략무기가 아니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했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입장이 다른 것에 대해 또 다른 정보위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에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가 포함된다’는 미국 국무부 입장은 협상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협상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그 부분을 계속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준호·성지원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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