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만큼 보육도 중요하다"..지자체 그림으로 심리파악 앱 도입 잇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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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 부모는 자녀의 그림을 찍어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한다. 빅데이터 시스템이 그림을 분석해 아이의 정서 발달 상황을 체크한다. 그림의 색이나 사람의 얼굴·다리 모양 등으로 심리상태를 판단한다. 부모에겐 추가로 양육 스트레스 설문 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상담 서비스·기관을 연결해준다.

대전시 어린 자녀 둔 부모에게 ‘아동 정서 행동 관찰 프로그램’ 앱 보급

(주)나무와 숲 관계자가 아동 정서 행동 관찰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주)나무와 숲 관계자가 아동 정서 행동 관찰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자치단체가 이러한 방식의 ‘아동 정서 행동 관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IT(정보기술)와 보육 문제를 결합한 게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 행안부와 저출산고령사회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회의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나무와 숲이 특허 등록했다.
대전시는 올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4~5세 아동과 학부모 5000명이 대상이다. 이들에게 프로그램 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앱 사용료는 대전시가 업체에 지불한다.

시는 프로그램을 사용한 결과 상담이 필요한 부모에게는 전문기관을 소개해 준다. 또 치료가 필요하면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전시는 이 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시범 실시한 뒤 적용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대전시 임묵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자녀 문제는 부모나 교사와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는 데도 지금까지 아동·청소년 심리 치유 방식은 부모와 단절된 채 진행됐다”며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보육도 출산만큼 중요하다고 보고 도입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도 지난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올해는 부모 1000명에 무료 배포했다. 세종시 이경우 정보화기획담당관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내가 아이를 잘 키우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양육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 출산율은 1.67명(2017년)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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