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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소년들 구한 호주의사, 전원구조 직후 부친상 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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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에 갇힌 아이들을 구조에 큰 역할을 한 호주 의사 리처드 해리스(왼쪽)과 동굴에 갇혔던 아이들(오른쪽) [시드니 모닝 헤럴드 홈페이지, 중앙포토]

태국 동굴에 갇힌 아이들을 구조에 큰 역할을 한 호주 의사 리처드 해리스(왼쪽)과 동굴에 갇혔던 아이들(오른쪽) [시드니 모닝 헤럴드 홈페이지, 중앙포토]

태국 동굴 소년을 구출해 낸 다국적 구조팀의 '잠수하는 의사' 리처드 해리스가 구조작전 직후 부친의 부고를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가 일하고 있는 응급의료기관 'SAAS MedSTAR'책임자인 앤드루 피어스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리스 부친이 별세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와 전화로 통화했다. 해리스 가족에게 아주 슬픈 시간이다. 이번 주 고난도 구조작업에 동원돼 체력과 감정을 소모했을 해리스에게 더욱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친의 사망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리스가 동굴소년 구출을 위해 출발할 당시 그의 아버지는 아픈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3명의 아이들의 구조가 완료된 직후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들은 해리스는 큰 슬픔에 빠졌고, 곧바로 호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마취과 전문의 겸 30년 경력의 동굴 잠수 전문가인 해리스는 이번 구조대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해리스는 침수된 동굴을 잠수로 통과한 뒤 생존자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해야 할 전문가 역할을 해냈다.

동굴 입구로부터 5km 떨어진 곳까지 잠수를 해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간 그는 생존자를 검진한 뒤 건강 상태에 따라 13명의 구조 순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당초 태국 당국은 건강한 아이들부터 구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해리스가 약한 아이들부터 구조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이에 따라 구조를 시작, 지난 8일부터 사흘에 걸쳐 '전원 구조'라는 기적 같은 성과를 냈다.

해리스는 2011년 호주 남부 마운트 감비아 인근의 탱크 동굴에서 숨진 동굴탐사 전문가 아그네스 밀로우커의 시신을 찾는 일에도 투입된 바 있다.

당시 경찰의 특별요청을 받은 그는 9㎞에 달하는 침수구간을 뚫어야 하는 고난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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