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대사, 북한 최선희 만나 정상회담 실무접촉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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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위해 미국 관료팀이 27일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밝혔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EPA=연합뉴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EPA=연합뉴스]

WP는 실무 접촉을 파악한 관계자를 인용해 “전 북핵 협상 담당자이자 주한미국대사였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기 위해 북한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 준비팀은 27일 북한 통일각으로 이동했다”라고도 알렸다. CNN도 3명의 관료를 인용해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포함된 미국 대표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일요일(27일) 북한으로 떠났다”며 “이것은 (북·미) 회담이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선 분명한 신호”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 내 대북 소식통은 “미국과 북한의 실무회담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27일 시작됐다”며 “북·미 실무 접촉은 며칠간 이어지며 이 때문에 판문점 안보견학 프로그램이 당분간 중단됐다”고 말했다. 북ㆍ미의 통일각 실무 접촉은 북ㆍ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연 지 하루 만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 (NHK 캡처) ⓒ News1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 (NHK 캡처) ⓒ News1

 WP에 따르면 성 김 대사와 최선희는 평소 알던 관계다. 지난 2005년 비핵화 합의를 위한 6자회담 때 각각 미국과 북한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했다. 성 김 대사와 동행한 미국 관료팀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국방부 관료들이 포함됐다. 랜달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등도 방한해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실무 회담은 월요일 내지 화요일까지 진행된다”며 “미국 측 준비팀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비롯한 북·미 정상의 회담과 관련된 사항에 집중하고 있다”고 알렸다. 최선희 부상은 앞서 미국이 선의를 모독하고 불법 무도하게 나올 경우 “조미(북·미) 수뇌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인사다.

한국계인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2월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사임한 뒤 국무부에 남은 유일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꼽혀왔다. 성 김 대사는 주한 미국 대사관 정무참사관과 국무부 한국과장, 6자회담 특사를 거쳐 2011년~2014년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지난 2008년 6월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할 때 미국 측 대표로 현장을 지켜봤다.

한국어에 능통하고 북한과의 협상 경험이 풍부한 성 김 대사가 북ㆍ미 정상회담 준비 실무진으로 합류한 것은 북쪽에 나쁘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철재·황수연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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