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보다 안정 꾀하며 증시 오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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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중국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 제5차 전체회의가 폐막했다. 전년의 6.5~7%보다 6.5% 정도로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췄다.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 그리고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다.  

중국에서 양회(兩會)라고 하면 전국인민대회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人大)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中國人民政治協商會議·政協)를 통칭하는 말이다. [출처: 베이징 관광국]

중국에서 양회(兩會)라고 하면 전국인민대회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人大)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中國人民政治協商會議·政協)를 통칭하는 말이다. [출처: 베이징 관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겸 당 총서기(이하 시 주석)의 1인 체제를 공고히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2721명이 압도적으로 정부공작 보고를 찬성하면서 시 주석의 독보적인 위상이 재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리커창 총리(이하 리 총리)의 말도, 전인대 회의 기간 중 각 성-시-자치구와 인민해방군 등 분과회의에서도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이 3월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존중한 협력만이 미·중 양국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사진 중앙포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이 3월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존중한 협력만이 미·중 양국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사진 중앙포토]

상황이 공교롭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중국과 본격적인 통상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소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칼끝이 중국을 향해 있고, 환율조작국 이슈도 살아있다. 앞으로 미국과 빚어질 수 마찰에 중국은 내부 결속을 통해 경제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다. 정치적인 의미는 생략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번 전인대의 주요 내용을 더 살펴보자.

전인대, 시진핑 국가 주석 체제 공고화

미국과의 통살 마찰 우려는 여전해

크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각종 경제지표의 목표치를 작년보다 낮게 잡았다. 경제성장률도 6.5%로 낮춰 잡은 것은 물론 소매판매 증가율, 고정자산투자, 통화량 등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도 낮췄다. 성장보다는 안정으로 초점을 두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3월 15일 전인대를 폐막하며, 경제지표의 목표치를 낮춘다고 공표했다. 경제성장률도 6.5%로 낮춰 잡은 것은 물론 소매판매 증가율, 고정자산투자, 통화량 등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도 낮췄다. 성장보다는 안정으로 초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사진 CNN Money]

중국은 3월 15일 전인대를 폐막하며, 경제지표의 목표치를 낮춘다고 공표했다. 경제성장률도 6.5%로 낮춰 잡은 것은 물론 소매판매 증가율, 고정자산투자, 통화량 등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도 낮췄다. 성장보다는 안정으로 초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사진 CNN Money]

두 번째는 ‘감축형’ 구조조정 일명 ‘공급 측 개혁’ 강화에 나선다. 중국 정부가 공급과잉산업에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댄 지 3년째다. ‘시진핑 2기 지도부 교체기’인 올해 구조조정 개혁에 더 박차를 기할 예정이다. 감축 대상산업도 늘어났다. 기존 석탄·철강·비철금속·시멘트 등 4개에서 조선·화학·건자재 등을 추가했다.

‘공급 개혁’ 강화 천명

지방정부, 구조조정 목표치 2배 이상 늘려

지방 정부의 의지는 더 강하다. 중국 중앙 정부에서 생산 감축 목표가 1억5000만 톤이지만, 지방정부는 3억3000만 톤으로 높게 잡는 식이다. 무려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석탄·철강·석유화학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각 지방정부의 당서기도 함께 교체되는 시기라 지방 관료들의 과잉 충성 덕분에 감축 움직임 더 거세질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제 불균형, 제조업 구조조정 [사진 중앙포토]

중국 경제 불균형, 제조업 구조조정 [사진 중앙포토]

세 번째로 한층 더 강화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이다. 중국은 5월에 20여 개국 정상을 초대하는 일대일로 정상 회의를 연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정책의 실행에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실제 올해 중서부의 요충지인 티베트 지역에서 고정투자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50%나 증가했다.

‘일대일로’ 적극 실행에 나설 듯 

리커창 총리, ‘인공지능’과 ‘5G’를 직접 언급

마지막으로 ‘신성장 신산업’의 부각이다. 중국도 4차 산업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낸 셈이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리 총리가 처음으로 직접 ‘인공지능’과 ‘5G’를 언급했다. 이르면 4월 초 ‘인공지능 발전규획안’이라는 정부 지원책까지 나올 전망이다. 중국이 체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얘기다. 한·중 관련 산업과 기업 모두에 호재다.

빅데이터 산업의 요람 구이저우. 2016년 선전에서 개최된 중국전자정보박람회에 참가한 알리바바의 인공지능 부문 아리윈 부스 [사진 중앙포토]

빅데이터 산업의 요람 구이저우. 2016년 선전에서 개최된 중국전자정보박람회에 참가한 알리바바의 인공지능 부문 아리윈 부스 [사진 중앙포토]

4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리스크’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떻게 될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중국 자본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의 이익은 더 늘어났고, 경기도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그동안 구조조정 정책이 착실하게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인대에서 나온 장기 육성 산업도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2017년 전인대 폐막 #리스크 관리와 구조개혁 강화 #그리고 4차 산업 추진 가시화 #“올해 중국 증시는 점차 오를 것”

결론적으로 올해 중국 구조조정 노력과 신성장 정책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에는 썩 좋은 소식은 아니다. 중국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해가는 철강·석유화학·조선·기계, 각종 유틸리티 등 대형 제조업이 한국의 핵심 산업과 겹친다. 게다가 우리도 ‘4차 산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아가는 추세로 다시 한 번 중국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글=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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