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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관저에서 일했다는 윤전추 “뭘 했는지는 기억 안 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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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인 5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과 이영선 행정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 김춘식 기자]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인 5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과 이영선 행정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 김춘식 기자]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에 출석한 윤전추(37) 청와대 행정관이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윤 행정관은 헬스 트레이너 출신으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물 중 한 명이다.

“당일 외부인, 오후에 온 미용사 둘뿐
옷값, 대통령이 노란봉투로 직접 줘”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8시30분 호출해 청와대 관저에 가 그곳에서 업무를 봤다. (대통령) 혼자 간단한 메이크업과 헤어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9시쯤 인터폰으로 급한 서류가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와 직접 받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행정관은 “어떤 업무를 봤느냐”는 질문엔 “(대통령이) 어떤 것을 말씀하셔서 (내가) 어떤 업무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개인적인 비공식적 업무였다”고 답했다. 윤 행정관은 당시 안봉근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을 만났다고도 진술했다.

윤 행정관은 청와대 간호장교가 참사 당일 관저에 전했다는 의료용 가글에 대해서도 “제가 올려 드렸을 겁니다”고 대답했다. 다만 “가글은 편도가 부었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술용으로만 쓴다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했다는 미용사 관련 의혹에 대해 “오전이 아니라 오후에만 방문했다. 외부인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는 두 분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올림머리 논란과 관련해서는 “저도 오전에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옷을 입혀 드릴 때 보니 뒷머리가 정리가 안 된 모습이었다”고 대답했다.

윤 행정관은 이날 “기억이 안 난다” “말씀드릴 수 없다”며 정확한 답변을 대부분 회피했다. 이 때문에 강일원 재판관으로부터 “당연히 알 수 있는 것도 모른다거나 진술할 수 없다고 하는데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증인이 형사법상 문제가 된 일을 많이 한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추인 측 권성동 의원은 “윤 행정관의 일방적인 진술로는 7시간 행적이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 의상비 지급에 대해선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직접 대금을 줬다. 노란 봉투였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12월 7일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박 대통령에게 가방과 100여 벌의 옷을 줬다고 했는데, 그 구입비용은 모두 최순실씨에게 받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고 전 이사는 “최씨는 (옷과 가방비용) 영수증을 주면 개인 돈으로 계산했다. 도매가로 쳐도 최소 옷은 3000만원, 가방은 1500만원어치”라고 대답했다. 윤 행정관은 액수에 대한 질문에는 “열어 보지 않았다. 돈이겠거니 짐작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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