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호성 녹음파일 분석 착수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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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할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7일 검찰로부터 증거 자료 일체를 넘겨받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지난 5~6일 2만여 페이지의 수사 기록을 받은 데 이어 오늘 검찰로부터 증거 자료도 인수했다. 곧바로 증거물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종범 다이어리, 최순실 PC 등
검찰 측 증거자료 모두 넘겨받아

검찰은 지난달10월 27일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 후 10여 차례의 압수수색 및 임의제출 등의 방법으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전화 통화 녹음 파일,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다이어리, 최순실(60)씨의 태블릿PC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증거물을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774억원 강제 모금과 국가 기밀 문서 유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의 녹음 파일에는 최씨는 물론 박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담겨 있다. 검찰 일각에선 “녹취 파일이 10초만 공개돼도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특검팀은 증거물 분석 뒤 강제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때는 특검팀이 수사 개시를 하자마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재 특검보 3명과 파견 검사 10명이 한 공간에 모여 1t 트럭 분량의 수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이번 주말께 특검팀 운용 방식과 역할 분장 등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이 파헤칠 의혹은 최씨 등의 국정 농단과 이권 개입이 핵심이다. 또 청와대 문건 유출 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교육 농단,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직무유기 의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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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지명된 윤석열(56) 대전고검 검사가 대기업 수사에 강해 ‘박 대통령-대기업 총수들’의 커넥션(제3자 뇌물죄)을 밝혀내는 수사를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검사가 ‘김기춘-우병우’ 의혹 등을 맡고 대우조선해양 회계 비리 사건을 맡았던 한동훈 검사 등 현직 ‘특수통’이 대기업 수사를 전담할 가능성도 있다.

현일훈·김나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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