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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많이 낳은 사람부터 행복주택 지원…운영난 어린이집, 국공립으로 리모델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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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회에 설치된 저출산·고령화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은 지난 10년간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저출산 특위에 쏟아진 정책 제안
다둥이집에 대중교통 할인카드
둘 낳은 아빠 군 면제 파격 주장도

박성중 새누리당 의원은 주택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한 해에 결혼하는 사람은 30만 명인데 신혼부부에게 지원하는 행복주택은 1년에 3만 채라 10% 수준에 불과하다. 관점을 달리해 아이를 많이 낳는 사람부터 차근차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젊은 청년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선 아이를 2명 낳으면 군대를 면제해 주는 식의 실질적 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신혼부부 전용 행복주택 모집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며 “36㎡(약 12평)의 좁은 공간에서 자녀를 1명 이상 키울 수 있는 것인지, 주거 환경이 출산을 계획하는 신혼부부에 적절한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은 “조선시대 암행어사가 마패를 가지고 다닌 것처럼 3자녀와 다자녀 가정에 카드나 훈장 같은 증서를 제공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최 의원은 “프랑스처럼 3자녀·다자녀 가정에 특별한 카드를 줘 문화시설이나 철도 등을 할인받거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며 “3자녀·다자녀 가정을 영웅으로 대접하고 사회적으로 존경하고 대우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출산 장려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2명일 때보다 혜택이 크게 늘어난다. 또 프랑스 철도청(SNFC)이 제공하는 다자녀 가족 카드로 대중교통과 국립박물관, 스포츠·영화 시설, 상점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세 자녀는 30%, 여섯 자녀 이상은 75%를 할인받는 등 혜택도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대안도 나왔다. 박병석 더민주 의원은 “별도의 투자비를 들여 국공립 어린이집을 따로 짓는 것보다 운영이 어려운 기존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면 투자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828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아이돌봄서비스 대신 신생아와 유아가 많은 지역에 24시간 아이돌봄케어센터를 짓고 과거 어린이집에 종사한 65세 이상 보육 인력을 고용하면 노인 일자리 창출도 되고 경제적인 효과도 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인천공항 근처에 24시간 돌봄센터를 만들면 항공사 승무원들이 비행이 끝나고 아이를 데려갈 수 있어서 출산에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재근 더민주 의원은 “미혼모 아이들에 대한 심리 치료와 의료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양극화 해소를 주문했다. 박 의원은 “가계소득과 자산의 차이가 교육·학력·주거 격차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한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장주영·서영지·황수연·정종훈 기자, 정소영 인턴기자(고려대 일문4)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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