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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치권·법조계·외국정상…단숨에 읽은 2016 신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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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 박 대통령 "4대 개혁 완수해 미래 30년 성장기반 마련"
박근혜 대통령은 12월 31일 발표한 병신년(丙申年) 신년사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잘 마무리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확실하게 뿌리내려서 우리 경제에 활력과 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노동·금융·교육의 4대 개혁도 반드시 완수해 미래 30년 성장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는 국가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며 “빈틈없는 안보태세로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와 지혜’를 상징하는 붉은 원숭이 해를 맞이해 우리 모두 창조적 열정과 지혜를 함께 모아서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며 “지난 한 해에도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신뢰와 성원을 보내주셨기에 변화와 희망을 향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가 힘차게 도약을 하고, 그 결실을 국민 여러분께서 하나하나 거둘 수 있도록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며 “변화와 혁신, 도약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집권 4년차를 맞는 박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기 보다는 이처럼 '도약'과 '결실'에 무게를 실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신년사에선 ‘비정상의 정상화’와 ‘경제살리기’를 강조했다. 2015년 신년사에선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여는 기반을 다져가겠다”면서 ‘적폐 해소’를 언급했다. 2014년(725자)과 2015년 신년사(885자)와 비교했을 때 올해 신년사 분량(615자)이 가장 짧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영상 신년사도 함께 공개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gnang.co.kr

[정치권] 김무성 "올 화두는 개혁" vs 문재인 "강한 야당 될 것"
정의화 국회의장은 12월31일 신년사에서 “화위정수(和爲政首)의 마음으로 올 한해를 임하겠다”며 “화합이야말로 정치의 으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먹여 살리는 문제가 정치의 으뜸’이라는 다산 정약용의 식위정수’(食爲政首)에서 ‘식’ 을 ‘화’(和)로 대신했다. 정 의장은 “‘식위정수(食爲政首)’의 진리도 국민화합의 굳건한 토대 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그런뒤 “분열과 갈등의 중병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 화합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가 제대로 서야하고,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이견과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혜와 역량을 발휘하자”고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신년사에서 “저희 새누리당은 올해 화두를 개혁으로 설정했다”며 “범사예즉립(凡事豫則立), 즉 모든 일은 예측하고 준비하면 잘 된다는 말처럼 다시 미래를 대비하는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공무원연금 개혁, 민생경제 활성화, 노동개혁,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역사적 혁신과제를 추진했다”며 “해가 바뀐다고 개혁의 흐름이 단절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누리당은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경제활력을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고 민생 최우선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우리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책임질 유일한 대안정당”이라며 “민생을 책임지는 유능한 경제정당,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 국민 모두가 다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정권 3년,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고달프다”며 “민주주의와 민생,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소명이고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당, 승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단합하고 혁신하겠다. 국민이 바라는 강한야당,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10일 신당 창당추진위원회 발족을 앞두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새해에는 정치의 큰 변화를 꿈꾸어 본다”며 “정치를 바꾸어 국민의 삶을 바꾸는 세상의 큰 변화를 그려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인용해 “저는 꿈이 있는 나라여야 산다고 생각한다. 국민 모두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나라를 만드는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법조계·정부] 양승태 "공정한 법 등불 켤 것"…황교안 "서민생활 안정"

양승태 대법원장은 신년사에서 사법부는 4월에 열리는 총선 관련 직무 수행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새로운 국회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 국민이 한층 더 화합해 성숙된 민주주의 아래 번영된 나라를 이루길 기대한다”며 “사법부 역시 선거가 올바르게 치러져서 국민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직무 수행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화합과 긍지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경제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으로 도약하면서 여러 번의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발휘해 왔다”며 “긍지와 국민적 화합을 바탕으로 잠재력을 발휘하면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사법부는 새해에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공정한 법의 등불을 켜고 정의의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신뢰받은 사법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신년사의 키워드는 공동체, 공론의 장, 통일이었다. 박 소장은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열풍에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들어 있다”며 “헌재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정·완화하고,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를 더욱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소장은 “고용안정, 소득양극화, 교육기회의 차등, 연금과 복지비용 부담 등 다양한 이해관계 상충에 대해 토론과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 나가는 ‘공론의 장’을 더욱 넓히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올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향해 크게 웅비하는 ‘도약과 결실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정부는 그동안 노력해온 국정개혁의 성과를 우리 국민이 골고루 향유하며 큰 열매를 맺는 성취의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또 “우리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공공개혁·노동개혁·금융개혁·교육개혁 등 4대 구조개혁 추진에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장혁·성시윤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해외에선] 메르켈 "난민 유입, 도전이지만 내일의 기회"

2016년 새해를 맞아 각국 정상들도 신년사를 발표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신년사의 키워드는 통합이었다.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의 상황을 반영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시간·노력·돈을 들여야 하지만 독일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난민 유입으로 인한 과업을 잘 수행한다면 이것이 내일의 기회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우리가 도전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낼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이들을 겨냥해 “심장에 냉소와 증오를 지닌 이들을 따라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에게 단합을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의 신년사는 31일 독일 제2공영 ZDF를 통해 방송된 뒤 영어·아랍어 자막과 함께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3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사법체계 개편, 부패 척결 등 정치개혁과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공적 마무리를 지난해의 주된 성과로 꼽았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의 정상회담도 결실로 거론됐다. 시 주석은 “13억 중국인 모두가 가난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이 나의 도덕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홍주희·이기준 기자 honghong@joongang.co.kr

◇ 반기문 "남북 평화 정착 위해 어떤 일도 하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민들에게 보내는 2016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한 간 화해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어떠한 일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연임 중인 반 총장의 임기 마지막 해가 된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구축에 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서 강력히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의 북한 방문이 새해에 성사될지가 주목된다. 반 총장은 지난 연말 방북 계획과 관련해 “진전 사항이 없다.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 총장의 신년사에는 국내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신 “지난 9년간 국민들의 한결같은 성원에 힘입어 미력이나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수행해 올 수 있었던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남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제 분쟁과 가난, 불평등과 박해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 한 해는 어려운 도전도 많았지만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으로 인류사에 오래 남을 이정표를 설정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유엔이 2030년까지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를 채택한 것과 파리 신기후변화협약 타결을 2015년의 성과로 꼽았다. 그러면서 “전쟁의 참화로부터 벗어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인류 공영·공존을 위해 더욱 기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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