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HOT] 2단 건반을 가진 바흐 시대의 악기 쳄발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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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호 16면

제12회 대관령국제음악제(7월14일~8월4일)에 참가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씨는 24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쳄발로를 처음으로 공개 연주했다. 곡목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골트베르크변주곡(BWV988)’. 피아니스트가 쳄발로로 연주한 것은 바흐 시대의 대표적인 건반악기가 쳄발로였기 때문이다. 바흐가 1741년 발표한 악보에는 ‘2단 손건반을 가진 쳄발로를 위한 두개의 아리아와 여러 변주’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쳄발로(이탈리아·독일식 명칭, 영어:하프시코드, 불어:클라브생)는 해머가 현을 때리는 피아노와 발성 구조가 다르다. 건반을 누르면 손톱만한 플렉트라(plectra)가 현을 퉁겨 소리를 낸다. 플렉트라는 바로크시대에는 새 깃털의 심으로 만들어졌다. 덕분에 쳄발로는 하프처럼 청아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점점 세게 또는 점점 여리게 소리내는 것이 힘들다. 건반을 2단으로 설치한 것도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사진은 손열음씨가 22일 쳄발로 연주자 허진선씨의 악기로 연습하는 모습이다. 엇갈린 두 손이 다른 건반을 누르고 있다. 이 악기는 1987년 미국에서 제작한 것으로 바흐시대의 구조를 충실하게 재현했다. 손씨는 음악제 무대에서도 이 악기로 연주했다. 작은 사진은 24일 연주회를 마치고 인사하는 손열음씨.

사진·글=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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