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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SHOT] 일왕 히로히토 지하 벙커와 항복 육성 원본 70년 만에 공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38호 16면

일본 궁내청이 2차대전 패전 70주년을 계기로 연합군에 항복을 선언한 히로히토 일왕의 육성 원본을 1일 처음 공개했다. 1945년 8월15일 히로히토는 라디오를 통해 항복을 밝혔다. ‘옥음(玉音)방송’이라고 불리는데, 8월14일 녹음해 다음날 정오에 방송됐다. 14일 밤 9시엔 “내일 정오 중대방송이 있다”는 예고방송을 내보냈다.

항복에 반대하는 군부를 의식해 히로히토는 비밀리에 연설문을 녹음했다. NHK 녹음 기사가 몰래 궁으로 들어갔으며, 히로히토는 육군 군복 차림으로 녹음했다. 한 차례 녹음이 끝나자 히로히토는 “목소리가 좀 낮은 것 같다”며 재차 녹음했고, 두 번째 것이 방송됐다. 항복 선언에 반대한 일부 육군 장교단이 병력을 동원해 15일 새벽 황궁을 점거하고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진압됐다. 반란 장교들은 자결했다.

방송 후 원본 레코드판은 궁내청이 보관해 왔다. 패전 70주년인 올해 히로히토의 아들 아키히토의 승낙을 얻어 5장의 원반을 공개한 것이다. 실제 방송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2장은 보존 상태가 좋아 디지털로 복원됐다. 음성은 총 4분 30초 길이로 잡음이 있지만 지금까지 세상에 나돌던 사본에 비하면 히로히토의 육성이 분명하게 재현됐다. 레코드판 보관 용기 라벨에는 ‘1945년 8월 15일 쇼와 천황이 읽었다’는 내용이 영어로 기록돼 있다.

궁내청은 2차대전 당시의 황궁 지하 벙커 사진도 공개했다. ①철제 빔으로 천장을 덮은 회의실 ②외등이 달려 있고 목재로 벽면을 마감한 일왕의 휴식 공간 ③벙커로 들어가는 입구 ④이번에 공개된 원반과 보관 용기 ⑤ 1937년 백마를 타고 사열하는 히로히토 ⑥회의실 입구의 견고한 철제문.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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